백과

주로 항아리에 그린 그림의 양식이며, BC 800년경 외국의 영향을 받기 전에 생겨난 최후의 순수한 미케네 그리스 미술형식을 대표한다. 이 양식의 중심지는 아테네였고, 부유한 주민들이 차츰 늘어나는 그리스의 신흥도시들이 그 판매시장이었다(→ 그리스 도기).

기하학 양식으로 장식한 항아리는 그 전에 만든 원시기하학 양식의 항아리와 거의 마찬가지로, 채색한 띠들을 수평으로 그리고 그 사이를 무늬로 채웠다.

그러나 기하학 양식의 장식 띠는 원시시대의 것보다 훨씬 수가 많아서 항아리 전체를 덮고 있으며, 무늬가 그려진 부분들을 구분하는 3쌍의 선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새겨져 있다. 원시기하학 양식의 도안 요소들로 쓰이던 동그라미와 활 모양은 기하학 양식의 예술가들에게는 인기를 잃었지만, 지그재그와 세모꼴은 새로운 요소인 격자무늬 및 갈고리십자(卍) 모양과 함께 여전히 사용되었다. 밝은 색 바탕에 짙은색 물감으로 뾰족한 무늬들을 그려넣고, 무늬로 가득 찬 수평띠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항아리 전체를 덮고 있기 때문에, 바구니 세공과 아주 비슷한 일종의 물결치는 듯한 율동을 이루고 있다.

기하학 양식의 예술가들은 추상적 제재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형상도 제재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인간과 동물을 기하학적 부분들의 총체로 보았기 때문에 몸통은 세모꼴로, 다리와 팔은 선으로 표현했다. 인간과 동물은 처음에는 단순한 무늬로 이용되었지만, 차츰 더 복잡한 집합적 형상으로 발전했다.

이런 형상은 대개 서술적이며, 장례식 장면이나 해전, 춤추는 모습, 권투시합, 영웅의 행적 등을 표현하고 있다. 기하학 양식으로 만든 것들에는 항아리, 작은 청동상과 점토상, 정교하게 장식한 걸쇠(fibula：옷을 어깨에 고정시키는 안전핀 같은 장식핀), 석회석 도장 등이 있다. 장인들은 또한 인간과 동물의 모양을 새긴 황금 띠도 만들었는데, 죽은 사람의 머리를 장식하는 이 띠는 주로 죽은 사람의 입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데 쓰였다. 기하학 양식은 고전 양식에 밀려났지만, 그 무늬는 계속 인기를 누렸고 후기 그리스 미술에도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