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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고려말 조선 초기의 전각형(殿閣形) 금동불감.
높이 26㎝, 밑면 가로 25㎝, 세로 12.5㎝. 원래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 소장품이었으며 개성 근처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한다. 2장의 동판을 못으로 박아 벽을 만들고 그위에 지붕을 얹은 전각형 감의 정면에 문을 달았으며 기단부는 연화대좌처럼 앙련(仰蓮)과 복련이 상하대칭으로 둘러졌다. 안에 봉안되었던 불상은 없어졌으며 우진각지붕에는 푸른색을 칠했고 용마루 양끝에 치미가 작게 솟아 있다.
문짝의 표면에는 윗부분에 사격자문(斜格子門)을 모방한 연능 무늬[連菱紋]를, 아랫부분에 꽃 무늬를, 기둥부분에는 연당초 무늬를 음각했다. 두 문짝의 안쪽 면에는 타출법으로 인왕상을 1구씩 양각했는데 분노형으로 두 발은 연꽃을 밟고 금강저를 들고 권법의 자세로 서 있으며 불꽃 무늬가 새겨진 두광이 독특하다. 이러한 인왕상표현은 고려시대 사경표지의 신장상, 경복궁에 있는 14세기 중엽의 경천사10층석탑에 부조된 신장상 등과 닮았다.
감 내부에는 여러 도상들을 타출기법으로 도드라지게 부조했는데 정면벽에는 화형의 윤곽을 지닌 3단 대좌에 앉아 있는 불·보살삼존과 10구의 나한상을 구름을 배경으로 표현했다.
신광(身光)에 방사선이 음각된 본존상은 설법자세이다. 이러한 전체 도상은 석가불의 영축산 설법을 도해한 고려말 조선 초기의 묘법연화경변상도와 같고 불보살의 옷모습이나 대좌형태 등 세부묘사는 모두 14세기 고려불화나 사경변상도의 표현을 따르고 있다. 불감 내부 왼쪽 벽에는 코끼리의 등에 앉아 두 손을 모아 경책을 받쳐든 보현보살이, 오른쪽 벽에는 사자를 타고 앉아 여의를 받쳐든 문수보살이 양각되었으며 두 보살상의 얼굴모습이나 옷입은 모습은 정면벽의 상들과 같고 역시 구름에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감 내부 벽면의 도상으로 보아 없어진 불상은 석가불로 추측된다.
감의 천장에는 선각된 연당초 무늬 중앙에 오목한 능화형을 만들고 그안에 용 1마리를 양각했는데 이것은 고려말 사찰의 천장장식을 모방한 것이다. 불감의 바깥쪽 좌우 벽면에는 갑옷을 입고 원형두광이 표시된 사천왕상이 2구씩 선각되었는데, 왼쪽 벽의 상들은 탑과 비파를 각각 들고, 오른쪽 벽에는 검을 든 상과 합장한 상이 배치되었다. 그중에서 비파를 든 상은 원(元)의 사천왕상에 보이는 도상으로서 주목된다.
뒷벽에는 연당초 무늬와 함께 도상적으로 확실치 않지만 팔부중으로 보이는 신장상 8구가 선각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하의만 입고 천의를 걸쳤으며 검이나 탑 등의 지물을 들고 있다. 이 불감은 실제 전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장식의장과 다양한 도상이 부조되어 있어서 건축의장이나 불화·불상조각·공예기법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제작시기는 14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불감과 비슷한 구조와 도상배치, 제작법을 보여주는 불감이 전라남도 구례 천은사(泉隱寺)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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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동불감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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