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호는 학은(鶴隱), 이명 고운기. 창준(昌俊)의 아들이다. 중국 하얼빈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북만주로 가서 청년운동과 교육사업에 주력하였다. 이즈음 대종교에 입교하여 지교(知敎)가 되었다.

1930년 7월에 결성된 한국독립당에 가입하고, 지청천(池靑天)이 조직한 한국독립군 소대장에 임명되어 여러 차례 전투를 치르며 공을 세웠다. 그 해 12월 지청천의 명령으로 강진해(姜鎭海)·심만호(沈萬浩) 등과 함께 한국독립당군 대표로 중국구국군(中國救國軍) 총사령관 왕더린[王德林]과 합작을 협의하러 닝안[寧安]으로 간 뒤, 제14사단장 차이스룽[蔡世榮]과 합의하여 한중 연합전선을 폈으나 중국군의 배신으로 연합작전이 깨어졌다.

1933년 9월 한국독립군 소속으로 둥닝현[東寧縣]에서 일본군과 싸웠으나 패하고 퇴각하였다. 같은 해 11월 지청천을 따라 조경한(趙擎韓)·오광선(吳光鮮) 등과 함께 상해로 갔다. 그곳에서 중앙군관학교 뤄양분교[洛陽分校]의 한국인 특설반에 입학하여 정치·군사교육을 받고 졸업하였다.

1935년 상해에서 지청천·황학수(黃學秀) 등과 한국독립당을 신한독립당으로 개편하는 데 참여하였으며, 다시 조선혁명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김원봉(金元鳳)을 축출하고 민족혁명당으로 개편하는 데 참여하였다. 1938년 9월에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를 조직하여 대장에 취임한 뒤, 황학수와 함께 내몽고로 가서 일본의 군사 기밀을 탐지하는 등 공작을 전개하였고, 이후 한국독립당 감찰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1939년 10월에는 쓰촨성[四川省]에서 열린 임시의정원의 의원이 되었다.

1940년 2월 장사(長沙)에서 임시정부 군무부장으로 임명된 지청천의 밑에서 조성환(曺成煥)·유동열(柳東說)·현익철(玄益哲)·이복원(李復源)·김학규(金學奎) 등과 같이 군사학 편수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뒤 군사학을 정리하여 편수하였다. 같은 해 9월 한국광복군이 창설되자 총사령부 참모로 임명되어 충칭[重慶]에서 복무하였다. 11월 한국광복군이 시안[西安]에서 3개 지대로 편성될 때, 제2지대장 겸 징모2분처(徵募二分處) 주임위원으로 임명되었다.

그 뒤 나태섭(羅泰燮)·고시복(高時福)·유해준(兪海濬)·지달수(池達洙)·이욕해(李慾海) 등을 이끌고 쑤이위안성[綏遠省]의 바오터우[包頭]를 근거지로 공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또 한국 교포가 많은 허베이 지방[河北地方]의 장자커우[張家口] 등에 침투해 청년들을 포섭하고 비밀 지하 조직망을 구축하였다. 1942년 9월 부대 개편으로 시안에 복귀했으나 10월에 총사령부가 충칭으로 이전하자 옮겨갔다가 병으로 죽었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