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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서민 교수는 ‘기생충 열전’에서 기생충을 “한 종의 생물이 다른 종의 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며, 핵막을 가진 진핵생물이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경우 바이러스처럼 핵이 없는 생물은 기생충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생충 제국’을 쓴 미국의 과학 칼럼니스트 칼 짐머는 “기생충은 다른 종에 붙어살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생물에게 피해를 주는 모든 생물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는 기생충이라 할 수 있다”며 보다 폭넓게 기생충을 정의한다. 기생충의 정의는 학자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식약처 고시인 ‘보고 대상 이물의 범위와 조사 ・ 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선 “기생충이란 사람 또는 동물의 몸에 기생해 양분을 빨아먹고 사는 벌레를 말하며 시각 등 관능에 의한 확인이 불가능한 크기의 것은 제외한다”고 정의돼 있다. 보고대상 이물의 범위에 기생충과 그 알이 포함돼 있다.
통계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검사 대상자 4만1909명 중 6.6%가 기생충에 감염됐다. 이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평균 10.3%에 비해 3.7% 포인트 낮은 수치다. 장내기생충 양성률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10%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2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감염자가 많은 지역의 보건소를 통해 검사 대상자의 배변 샘플을 채취해 그 안에 충란(기생충 알)이 있는지 살펴보는 방식으로 연구 ・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내용을 보면 검출된 기생충 유형은 간흡충(간디스토마)이 전체 77%에 달했다. 간흡충의 주요 감염원이 민물고기임을 고려할 때 섬진강 등 국내 5대강 유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감염이 영향을 준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어 장흡충과 편충이 각각 19.6%, 3% 순이었다.
이들 3개 기생충은 검사 대상자가 거주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검출됐으나 회충이나 폐흡충 등은 특정 지역에서만 감염자가 나왔다.
강 인근에 사는 주민의 충란양성률은 섬진강이 8.4%(지역 ・ 연령 ・ 성별 검사자의 감염자 비중)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낙동강 7.1%, 금강 5.4%, 한강 3.6%, 영산강이 2.9% 순이었다.
5대강 중에서도 섬진강과 낙동강 유역 주민이 꾸준히 다른 강 유역 거주자에 비해 높은 충란 양성률을 보였다.
지역별론 경남이 11.4%, 충북 8.2%, 경북 6.5%, 전남 5.3% 순으로 파악됐다. 강원은 0.8%로 가장 낮았다.
- 1지역별 충란양성률
- 2강 인근 주민의 충란양성률
연령별 충란양성률은 20대 이하 남성과 여성이 각각 0.4%, 0%로 감염자가 거의 없었다. 남녀 모두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충란 양성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40대 이후부터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고, 50대와 60대는 각각 9.7%, 9.2%에 육박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생충이 유행하는 지역의 하천 근처에서 50∼60대 남성이 많이 거주하는 역학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성 비중이 68%로 여성 32%의 2배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기생충 감염자가 많은 것은 민물고기를 먹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며 “특히 강 유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관련 정보
회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의 ‘몰락’
1960년대 한국인의 뱃속은 ‘동물원’이었다. 회충 ・ 요충 ・ 촌충 ・ 구충(십이지장충) ・ 편충 등 온갖 기생충이 우글거렸다. 과거에 기생충이 많았던 것은 위생 수준이 낮고 농사의 거름으로 분뇨를 썼기 때문이다. 특히 편충 ・ 회충이 흔했다. 1971년 조사에 따르면 편충의 감염률은 65.5%, 회충의 감염률은 54.9%에 달했다. 점차 위생 수준이 높아지고, 농작물의 거름으로 화학비료가 쓰이고 농약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은 0.05% 이하로 낮아졌다.
기생충은 주로 소화불량 ・ 영양결핍 유발
기생충은 다른 동물, 즉 숙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서 생활하는 생물이다. 대개 식품에 달라붙은 기생충의 충란 ・ 유충을 사람이 섭취해 감염된다.
기생충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인체에 감염되면 위 ・ 장관의 점막을 뚫고 들어가 심한 복부통 ・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기생충의 성충은 사람의 장에서 살면서 소화를 방해하고 사람이 사용해야 할 영양소를 대신 이용한다. 기생충의 가장 큰 건강상 피해가 소화불량 ・ 영양결핍인 것은 그래서다.
요즘은 어류 ・ 조개류의 생식이 늘면서 이들을 매개로 한 기생충 감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효과적인 기생충 예방법
기생충은 가열 ・ 냉동에 취약하다. 수산물을 조리할 때 생선 내부온도가 60∼70°c 이상 되도록 가열 조리하거나 수산물을 -20°c 이하에서 7일간 또는 -35°c 이하에서 15시간 동안 냉동시키면 기생충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수산물을 소금에 절여 먹는 것도 효과적인 기생충 예방법이다.
민물고기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칼 ・ 도마 ・ 행주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아도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조리 기구는 뜨거운 물에 7초 이상 담가 소독한다.
특히 어류 ・ 패류 등이 기생충 감염원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패류를 날로 또는 덜 익혀 먹는 일을 삼가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음식, 특히 뱀 ・ 개구리 ・ 사슴피 등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는 일도 피해야 한다.
배추 ・ 파 등 채소를 생산하는 농민은 가축의 분뇨를 비료로 사용해선 안 된다. 불가피하게 사용하더라도 완전히 발효시킨 가축 분뇨를 써야 한다. 밭에서 작업한 후에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음식물을 날로 먹은 후 속이 불편하거나 감염증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기생충은 분변검사 ・ 혈청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연 1회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기생충 질환 예방법이다.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이 크게 낮아진 만큼, 과거처럼 모든 사람이 매년 의무적으로 예방적 구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기생충의 종류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구충제가 다를 수 있다. 자가진단은 피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구충제를 처방 받아야 한다.
어류를 통한 기생충 예방법
어패류 매개성 기생충은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기생충이다. 수산식품으로부터 감염되는 기생충으론 간흡충 ・ 폐흡충 ・ 장흡충 ・ 광절열두조충 ・ 고래회충 등이 있다. 이중 간흡충(간디스토마)의 감염률이 현재 국내에서 최고다.
1. 잉어 ・ 붕어 등 민물고기 생식 금지(간흡충 예방)
2. 민물고기 조리한 도마 ・ 칼 등 철저히 세척(간흡충 예방)
3. 손 자주 씻기(간흡충 예방)
4. 오염지역에서 물을 끓여 마시기(간흡충 ・ 폐흡충 등 예방)
5. 전문의 처방 받은 구충제를 권장량 ・ 복용기간을 잘 지켜 복용(간흡충 치료)
6. 은어 등 민물고기 생식 금지(장흡충 예방)
7. 가재 ・ 민물 게 생식 금지(폐흡충 예방)
8. 폐흡충 환자는 함부로 가래침 뱉어선 안 되고 환자 가래침 철저히 위생 처리
9. 생선회 섭취 전 유심히 관찰(아니사키스 예방)
10. 생선회를 가급적 잘게 썰어서 잘 씹어 섭취(아니사키스 예방)
11. 바다 어류 구입 후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신속히 내장을 제거한 상태로 보관(아니사키스 예방)
12. 신선도가 떨어진 바다 어류는 충분히 가열 ・ 조리한 뒤 섭취(아니사키스 예방)
육류를 통한 기생충 예방법
육류에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으론 톡소플라스마(톡소포자충) ・ 무구조충 ・ 아시아조충 ・ 유구조충 ・ 선모충 ・ 만손열두조충 등이 있다.
1. 돼지 ・ 양 ・ 염소 고기를 55°c에서 5분 이상 가열 ・ 조리하거나 냉동 후 섭취(톡소플라스마 예방)
2. 돼지고기 충분히 가열 후 섭취(선모충 예방)
3. 선모충은 냉동실에 넣어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 기억
4. 돼지고기의 중심까지 잘 구워 먹기(유구조충 예방법)
5. 소고기를 60도 이상 온도로 가열 후 섭취(무구조충 예방법)
6. 돼지의 간(중심)까지 잘 구워 먹기(아시아조충 예방)
기생충 궁금증 풀이
기생충 알은 인체에 해가 되나?
기생충 알을 많이 먹으면 몸에서 성충으로 부화해 영양흡수를 방해하고 구토 ・ 복통 ・ 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애벌레가 있는 알(자충포장란)을 먹었을 때만 몸속에서 부화가 가능하다. 기생충 알은 노인이나 면역력 저하 환자에겐 주의가 요구되지만 인체에 큰 위해성은 없는 만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토양 유래 기생충 가운데 현재 문제되는 것은 무엇인가?
최근 재래 기생충 중 편충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대장에 서식하는 편충은 대장내시경 검사건수가 늘면서 발견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심하게 감염되면 설사나 대장염을 유발한다. 마땅한 구충제가 없다.
기생충은 구충제 복용으로 해결할 수 있나?
토양 유래 기생충이 판치던 시절엔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먹으면 광범위한 구충이 가능했다. 요즘은 기생충의 종류뿐 아니라 약도 다양해져 보다 전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회충 ・ 요충 약인 알벤다졸은 약국에서 의사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다. 말라리아 ・ 디스토마 ・ 톡소포자충 등의 구충제는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 상당수 신종 기생충은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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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생충 알은 이물의 일종이어서 식품 내 불검출이 기준이다.
2. 기생충 알을 섭취해도 기생충이 몸에서 부화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적다.
3. 애벌레가 있는 기생충 알(자충포장란)을 먹었을 때만 몸속에서 부화가 가능하다.
4. 국내에서 공중보건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기생충은 간흡충이다.
5. 간흡충 ・ 폐흡충 ・ 장흡충은 각각 간디스토마 ・ 폐디스토마 ・ 장디스토마와 같은 기생충 질환이다.
6.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기생충은 아니사키스(고래회충)이고 감염률이 상당히 높다.
7. 식품에선 기생충이 아니라 기생충 알이 주로 문제가 된다.
8. 예방적 목적의 구충제 투여는 요즘 권장되지 않는다.
9. 십이지장충의 공식 명칭은 구충이다. 무구조충과 유구조충의 다른 이름은 민촌충과 갈고리촌충이다.
10. 요충은 토양 매개성이 아니라 접촉 매개성(접촉을 통한) 기생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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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기생충 – 식품 안전이슈 20가지,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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