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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는 행정부 출범시부터 어려워지기만 하는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미국 경제가 그토록 어려워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1973년 아랍 국가들이 석유 수출 금지 조약을 한 데 있었다.

즉 1970년까지 미국은 국내 전체 석유 수요의 약 1/5에 해당하는 340만 배럴의 석유를 매일 수입하고 있었다. 석유 수요는 계속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73년에 아랍 국가들이 석유금수조치를 단행했고, 석유값을 인상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석유수입 비용은 1970년에 29억 달러에서 1973년에는 46억 달러로 늘어났다. 계속된 석유값 인상과 함께 카터 행정부 출범 초기인 1977년에는 4년 전 석유 수입 비용의 거의 10배나 되는 450억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는 석유 관련 산업을 비롯한 여러 산업들의 생산비가 증가하여 급격한 물가 상승이 초래되었다.

석유가격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자동차 산업이었다. 경영난에 부딪힌 디트로이트의 제너럴 모터스 자동차 회사는 3만 8천 명의 노동자를 무기한 해고하고, 4만 8천 명의 노동자를 10일간 휴직시켰다. 그 이유는 미국 내 자동차 소비자들이 에너지가 적게 드는 외국 자동차로 몰렸기 때문이었다.

이 밖에도 화학산업, 의약품산업, 비료산업 등과 같은 석유를 원료로 하는 산업들이 석유가격 인상으로 심한 타격을 받았다. 물론, 일반 가정에서까지도 연료와 전력소비를 줄여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쯤 되자 카터 행정부는 서둘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특히 천연가스와 국내 매장 석유에 대한 가격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격렬한 투쟁이 벌어졌다. 카터 대통령은 이렇게 주장하였다.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을 계속 고무시키고, 동시에 천연가스나 국내 매장석유 생산량을 증가시켜 가격 인상을 꾀하도록 이와 관련된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이런 카터의 주장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가격인상에 깊은 우려를 표하였다.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물가가 상승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정부의 규제 조치는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인 1979년 여름에 이르러 에너지 투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동사정이 더욱 악화되면서 또 한 차례의 석유가격 인상이 발표되었고, 미국의 경제 전망은 더욱더 어두워져만 갔다. 예를 들면 미국의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기업, 산업체 그리고 주택 소유자들에게까지 문제가 발생했다.

어려움에 직면한 카터 대통령은 메릴랜드 산맥에 있는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새로운 계획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행정부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고자 몇몇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조언을 구했다.

10일 후 그는 TV 연설을 통해 미국 정신의 위기와 미국을 혼란과 좌절로 전락시킨 국가적 불안을 개탄하면서 에너지 계획에 대한 새롭고 중요한 공약을 제안하였다. 에너지 절약과 생산을 위한 보다 큰 세금 장려, 연료가 많이 드는 자동차에 대한 징벌세, 석탄의 사용 확대, 태양열과 풍력에 대한 연구 등이 그것이었다.

이에 따라 카터 행정부는 우선 석유에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합성연료공사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에너지 위기의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석유회사들의 지나친 이익에 대해 특별세를 부과하고 빈민과 노인에게 연료비를 보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