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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크리티컬'의 준말로, 공연 관람 과정에서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크리티컬(critical)은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에게 결정적인 피해를 입힐 때 쓰던 말이었는데, 공연계에서 관객과 결합해 '관크'라는 말이 탄생했다. 2014년 한 공연 전문 포털 사이트가 진행한 ‘공연장 에티켓’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94퍼센트가 주변 관객 행동 때문에 공연 관람에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각주1) 금빛나는 2015년 6월 “일각에서는 ‘관객 크리티컬’의 줄인 말이 아닌 ‘관객 크레이지(crazy)’의 줄임말이 아니냐는 뼈 있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최근 관크에 대한 피해 사례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각주2)

전주세계소리축제 상설 공연 추진단장 홍승광은 대체적으로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관크’의 유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첫째, 큼직한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공연 중에 제지를 받아도 반복해서 몰래 셔터를 누르는 행위다. 둘째,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벨소리와 진동음, ‘카톡왔숑’ 알림음과 액정의 밝은 화면 등이다. 셋째,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신발 찍찍이를 뗐다 붙였다 반복하거나, 극장 좌석표를 떼어내려고 계속 긁어내는 등의 소음이다. 넷째, 지나친 향수 냄새, 음주로 인한 술 냄새, 음식 냄새 등의 이상한 향기다. 다섯째, 공연 중에 이루어지는 애정 행각이나 좌석 이동 등의 불쾌감을 주는 행위다.^각주3) 송년회 또는 신년회 형식으로 단체 관람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연말 연초에는 ‘음주로 인한 오바이트 관크’도 발생하고 있다.^각주4)

관크 때문에 고생을 하는 것은 관람객뿐만 아니다. 관크의 고충을 토로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2015년 5월 연극 공연을 마친 유명 배우 A 씨가 커튼콜 자리에서 객석을 향해 다음과 같이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는게 이를 잘 말해준다. “여러분, 모두 좋은 공연 보러 오신 것 맞죠? 하지만 오늘처럼 해서는 그런 공연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휴대전화는 제발 좀 꺼 주셔야 해요.”

유석재는 국민의 문화 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단계에서 아직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관크는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는 공연장뿐만 아니라 공연장 밖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목마다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 벤치나 담벼락 위에 설치미술처럼 놓여진 일회용 커피 잔, 주말 오후 거리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쓰레기는 대도시라는 거대 공간을 세금 내고 이용하는 다른 많은 시민들에 대한 ‘관크’나 다름없다." ^각주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