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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에이브러햄 링컨은 군부대를 예고 없이 방문했나?

MBWA

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 Alexander Gardner/wikipedia | Public Domain

미국의 남북전쟁(1861~1865)에서 가장 뛰어난 지휘관은 누구였을까? 여러 장군 이름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일부 역사가들은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 대통령이었다고 말한다. 링컨은 전쟁 기간 내내 백악관보다는 육군부 전신국(電信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으며, 11차례나 워싱턴을 떠나 포토맥 부대(Army of Potomac)에서 지냈다. 그는 자주 군부대를 예고 없이 방문했으며, 군대의 전략적 결정에 직접 개입했다. 게다가 링컨은 사람들과 접촉할 때에 분위기를 통제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게리 윌스(Gary Will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세 명의 대통령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모두 연기 자질이 뛰어났다. 그중 루스벨트는 몸이 불편해서 극장에 잘 가지 못했지만, 워싱턴과 링컨은 둘 다 연극광이었다. ······링컨은 주변 사람들이 원할 때면 언제라도 셰익스피어의 극들에 나오는 대사들을 읊어주곤 했다. ······자신의 모습에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링컨은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 또한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 루스벨트 못지않게 언제라도 흥겨운 농담들을 지어낼 수 있었다.”

링컨의 현장 중심 리더십을 오늘날의 경영 용어로 말하자면 MBWA(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라고 한다. MBWA는 리더가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고충이나 제안을 듣는 것을 말한다. ‘Management By Walking Around’라고도 한다. 휼렛패커드(Hewlett-Packard)의 경영진이 1970년대에 널리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기업들에서도 오래전부터 활용되어온 리더십 유형이다.

휼렛패커드의 연구개발 담당 임원인 존 도일(John Doyle)은 “사무실에서 나와 자기가 책임지고 영역을 돌아보는 것에는 특별한 이점이 있다. ‘어슬렁거린다(wandering around)’라는 말을 나는 글자 그대로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이 일은 극히 비공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데 그러한 시간을 통해 모든 현장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그곳에 가는 이유는 직원들이 당신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항상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그들에게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을 하는 마지막 이유는 어쨌거나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계에서 수십 년간 성공적인 경영기법으로 사용되어온 MBWA는 현장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과 친근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경영컨설턴트 마크 고울스톤(Mark Goulston)은 이런 ‘나란히’ 전략은 사용하기 쉽지만 3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경계심을 풀었을 때 보여준 신뢰를 악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사용해서 부정적인 정보를 캐고 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또,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와 다투어선 안 된다. 만약 상대가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왜 당신이 옳은지 설명하고 싶은 욕구를 억눌러라. 대신 다른 질문을 던져 대화를 더욱 깊이 있게 끌고나가라. ······셋째,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질 때 그들이 내놓는 대답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그들의 제안이 좋으면 그것을 실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상대에게 알려준다. 비록 그들의 제안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 해도 ‘생각해볼 만하네요’ 혹은 ‘아, 그런 식으로는 생각을 못 해보았어요’ 하는 식으로 그들을 인정해주라.”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존 도일(John Doyle)의 말처럼 그야말로 말 그대로 어슬렁거리는 자세와 더불어 어슬렁거림 자체를 즐기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전혀 내키지 않는데도 MBWA가 유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섰다간 어슬렁거림이 아니라 시찰이 될 것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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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엘리엇 A. 코언(Elliot A. Cohen), 이진우 옮김, 『최고사령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정치지도자의 리더십』(가산출판사, 2002), 59쪽.
  • ・ 게리 윌스(Gary Wills), 곽동훈 옮김, 『시대를 움직인 16인의 리더: 나폴레옹에서 마사 그레이엄까지』(작가정신, 1994/1999), 49~50쪽.
  • ・ 「Managament by wandering around」, 『Wikipedia』.
  • ・ 톰 피터스(Thomas J. Peters) · 로버트 워터먼(Robert H. Waterman, Jr.), 이동현 옮김, 『초우량 기업의 조건: 기업 경영을 지배하는 불변의 원칙 8가지』(더난출판, 1982/2005), 481쪽.
  • ・ 마크 고울스톤(Mark Goulston), 황혜숙 옮김,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던 설득의 논리』(타임비즈, 2009/2010), 246~249쪽.

강준만 집필자 소개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사회에 의미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대표 저서로는 <강남 좌파>, <한국 현대사 산..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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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2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2 | 저자강준만 | cp명인물과사상사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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