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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쌈이란 이름에서 보듯이 월남 즉, 남베트남에서 유래한 음식인 듯하나 정확한 기원을 찾기는 어렵다. 베트남에서는 더운 날씨로 채소 보관이 어려워 라이스페이퍼에 채소 등을 넣고 튀긴 스프링 롤을 즐겨 먹었는데, 베트남 전쟁 때 많은 피난민들이 호주로 이민을 가게 되면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전해진 것이 월남쌈이라는 설이 있다.
월남쌈에서 사용하는 라이스페이퍼는 베트남어로 반짱(Banh Trang)이라고 하는데 베트남의 풍부한 쌀을 주 원료로 해서 쌀가루를 물에 끓여 낸 후 종이처럼 펴 햇볕에 말린다고 해서 라이스페이퍼라고 불린다. 우리가 안남미(安南米)라고 부르는 베트남 쌀은 쌀알이 길고 끝이 뾰족한 쌀로, 밥을 지었을 때 부드럽지만 찰기가 없고 향기가 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친다.
우리에게는 찰진 쌀이 맛있는 쌀이고 고급 쌀이지만 오히려 베트남에서는 우리가 먹는 찰진 쌀을 가난한 서민들이 주로 먹는다. 이는 찰진 쌀을 먹으면 배가 금방 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쌀에 비해 전체적인 열량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낮아 소화가 용이하며 수분과 글루텐 함량이 낮아 푸석거리고 끈기가 없다. 현재 유통되는 라이스페이퍼는 잘 찢어지고 쉽게 불려지지 않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타피오카 전분을 혼합하여 만들어 지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이 탄수화물 성분이다.
1회 분량으로 먹게 되는 라이스페이퍼 10장 정도에 포함된 열량은 210kcal 정도로 밥 2/3공기 정도이다. 단백질이나 지방 등 다른 영양성분은 거의 없다. 따라서 신선한 채소와 담백한 해물이나 고기 등의 단백질 식품을 같이 이용하여 영양적인 균형을 맞추는 저칼로리의 다이어트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월남쌈은 정해진 식품의 품목이 없다. 새우,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앞다리살, 훈제오리 등 좋아하는 고기나 해물을 준비하면 되고 채소도 냉장고 속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이용할 수 있다.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살짝 적신 후 펼쳐서 그 위에 준비된 재료를 넣어 잘 말아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라이스페이퍼를 너무 불리면 들러붙어 싸기가 어려우므로 물기가 묻을 정도로만 살짝 적신다. 쌈을 쌀 때 소스를 함께 넣어도 된다.
월남쌈 뿐 아니라 베트남 음식에 빠지지 않고 쓰이는 고수는 독특한 향 때문에 고수들만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향이 강하다. 고수는 코리안다, 팍치, 향차이, 향채, 실란트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수의 잎은 실란트로라 불리며 허브로 여러 요리에 사용되고 있으며 씨앗인 커리안더는 향신료로 많이 쓰인다. 월남쌈을 쌀 때 고수의 잎을 한두 장 넣어 주면 독특한 향을 즐길 수 있다. 향이 너무 강해 싫어할 경우에는 깻잎으로 대체해도 좋다.
베트남에서는 느억맘(nuoc mam)으로 불리는 피쉬소스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간장, 된장, 고추장처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요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소스로 우리나라의 젓갈과 유사하나 좀 더 묽은 농도이다. 간장처럼 간을 맞추는데 사용되며 원액에 고추, 마늘, 라임주스 설탕 등을 섞어 달콤하고 매콤하며 새콤하게 희석해 소스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은 비린 맛에 거부감이 들 수 있으니 땅콩버터나 요플레를 이용해서 만들거나 초고추장이나 오리엔탈 소스 등 입맛에 맞는 소스로 변형해서 먹어도 된다.
쌈이라는 음식은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음식이다.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식품의 맛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져 조화로 맛을 내는, 서로를 감싸고 품어주는 따뜻한 음식이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재료나 소스의 많고 적음의 차이에 따라 미세한 맛이 달라 매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담소하면서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진정한 Slow Food ‘월남쌈’. 맛있는 Slow Food를 먹으며 한 숨 쉬어가는 Slow Life를 실천해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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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글 : 이성임 / 조리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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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맛있는 Slow Food ‘월남쌈’ – 생활 속 건강,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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