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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ㆍ실물경제 추락
9월 14일 미국 4위의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 것이 대공황과 맞먹는 금융위기의 시발이었다. 이후 미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IB들이 도산위기에 몰렸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원ㆍ달러 환율은 1천500원대까지 급등했고 주가는 반 토막이 났으며 부동산 거래는 끊겼다. 자산 디플레가 심각해지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고 실물경제 침체도 가속화됐다. 기업과 은행들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 건설업체 등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를 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美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4월 한ㆍ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다.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를 연령이나 부위 제한 없이 받아들이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조건이었다. 시민단체와 야당은 ‘졸속 협상’이라고 반발했다.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불만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세를 불리다 급기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전국적으로 100일 이상 촛불집회가 이어지며 국정은 혼란으로 치달았다. 결국 정부는 미국과의 추가협상을 통해 수입 연령을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소의 머리뼈와 척수는 수입금지 품목에 넣는 등 일정 부분 양보를 얻어냈다.
정부로선 출범 초기 정책추진 동력에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오도된 정보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과도하게 증폭된 점은 우리 사회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진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여대야소 국회
이명박 대통령은 2월 25일 ‘경제살리기’와 ‘실용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임기 5년의 제1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화의 길, 다 함께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5대 국정 방향으로 ‘섬기는 정부’, ‘경제발전 및 사회통합’, ‘문화 창달과 과학발전’, ‘튼튼한 안보와 평화통일 기반 조성’,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공영에 이바지’ 등을 제시했다. 대선 4개월여 만인 4월 9일 실시된 제18대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면서 지난 제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의 과반의석 확보(152석)로 보수에서 진보로 넘어갔던 의회권력은 4년 만에 다시 보수 진영으로 되돌아왔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과 남북관계 경색
7월 11일 새벽 5시께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50대 주부 박왕자 씨가 군 통제지역에 들어갔다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에 사망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는 한편 우리 당국자의 현장 조사 수용 등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남측에 책임이 있다며 당국 간 관련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이 사건의 발생과 대응 과정은 경색일로를 달린 올해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남북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대북 전단 살포,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 문제 등을 놓고 한해 내내 갈등했고 북측은 개성관광 중단 등 ‘12.1’ 조치를 단행했다.
북한 김정일 건강이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8월 중순께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져 후계구도 등 김정일 체제의 장래와 그로 인한 동북아 정세 변화 가능성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의 와병설은 그가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9.9) 기념 열병식에 불참함으로써 본격 제기됐으며 국가정보원은 그가 뇌혈관계 이상으로 쓰러졌다가 회복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의 공개 활동에 관한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가 50여 일간 실종됐다가 10월 4일 대학 축구팀 경기 관람과 10월 11일 군부대 시찰에 관한 보도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11월 2일 공개된 북한군 축구경기 관람 사진들에서 왼쪽 팔과 손의 부자연스러움을 드러냈으나 꾸준히 외부공개 활동을 하고 있다.
제1호 숭례문 방화로 소실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 제1호’ 숭례문이 2월 10일 사회에 불만을 품은 한 70대 노인의 ‘묻지마식 방화’로 완전 소실됐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고, 화재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안전관리시스템도 전무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평소 문화재 관리를 소홀히 해 온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조상의 유적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괴감 속에 타버린 숭례문을 직접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복원작업은 2012년께 완료돼 위풍당당했던 숭례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환ㆍ최진실 등 연예인 잇단 자살
인기 개그우먼 정선희의 남편이자 배우인 안재환이 9월 8일 자살 보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40억 원에 달하는 사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사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일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 2일, 20년간 연예계 최정상을 지켰던 ‘국민 여배우’ 최진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안재환 사채 문제에 연루됐다는 악성 루머와 인터넷을 통한 비방에 괴로워했다.
이후 트랜스젠더 장채원과 모델 김지후, 엠스트리트의 이서현이 세상을 버리는 등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났다. 인터넷 악플에 대한 자성론이 일었고 최진실의 자녀에 대한 전 남편 조성민의 친권과 양육권을 둘러싼 논란도 빚어졌다.
박태환 수영서 첫 금, 올림픽 최고 성적
‘마린보이’ 박태환(19ㆍ단국대)이 베이징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영 400m에서 3분41초86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리고 한국 수영 선수로는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이던 자유영에서 아시아인이 거둔 쾌거였다. 유도 최민호가 시작한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행진은 박태환을 거치며 상승세를 탔고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이 역도에서 세계신기록 5개를 세우며 우승했을 때 절정에 달했다.
야구대표팀은 16년 만에 단체 구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안겼고 양궁(2개)과 태권도(4개)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과 배드민턴과 사격의 선전이 어우러져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 10개, 동 8개로 올림픽 사상 최고 성과를 올렸다.
삼성특검, 이건희 회장 퇴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및 정ㆍ관계 로비 의혹 폭로로 2008년 1월 초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출범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불구속 기소됐고 결국 이 전 회장은 국민에게 사과한 뒤 삼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특검은 99일간 광범위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거쳐 이 전 회장을 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했으며 1심과 2심 재판이 모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 전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조세포탈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우주에 서다
4월 8일 오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우주기지에서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30) 씨를 태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이 우주를 향해 치솟았다. 이 씨는 이틀 후인 10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해 8일간 18가지 우주과학실험과 지상교신 등 임무를 마치고 19일 카자흐스탄 북부 오르스크 초원지대로 귀환했다. 3만6천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주인에 선발된 이 씨는 우주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세계 475번째 우주인이자 49번째 여성우주인으로 기록됐고, 우리나라는 36번째 우주인 배출국, 11번째 우주과학실험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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