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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재계가 안고 있는 취약성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한층 극명하게 드러난 시기였다. 연초부터 원ㆍ달러 환율 폭등,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으로 홍역을 치른 재계는 4분기부터 본격화된 세계적 차원의 금융위기로 전례 없이 깊은 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원자재 값은 하반기 들어 안정됐으나,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전이되면서 선진국의 소비가 급속도로 위축돼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경제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 대형 인수합병(M&A)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또 주요 대기업들은 현금성 자산 보유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확실성의 증대 때문에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나섰다.
증권선물거래소 상장회사협의회의 통계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총액은 2007년 말 결산 당시 33조5천339억 원에서 2008년 3분기 말에는 43조1천136억 원으로 9조5천797억 원(28.57%) 증가했다.
하지만 대한 상의는 2009년 투자가 2008년 대비 평균 29.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고, 전경련은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의 경우 10% 안팎의 투자 감소를 예측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퇴진하고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큰 변화를 겪었고,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고유가에 이은 금융위기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감산에 들어갔으며, 현대그룹은 남북관계 냉각에 이은 금강산 관광객 피습 사건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남북경협 사업이 크게 위축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내부적으로는 생존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위기를 해외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확실하게 벌리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공격적인 활동에 나섰고,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맞춰 LED, 2차 전지 등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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