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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니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경험을 익살스럽게 말하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 덕분에 아들 베니니는 희극배우의 재능을 갖출 수 있었다.

베니니는 피렌체의 예수회 학교를 잠시 다닌 뒤 마술사 조수 생활을 거쳐 1960년대 후반 한 언더그라운드 극장에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반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1인극을 공동으로 창작해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베를링구에르, 당신을 사랑해요 Berlinguer, ti voglio bene〉(1977)라는 영화도 만들었다. 이 후 몇 차례 영화에 출연하다가 1983년 〈투 미 투르비 Tu mi turbi〉로 감독으로 데뷔했고 각본과 주연도 맡았다. 이 영화에는 그의 아내이자 여배우인 니콜레타 브라스키가 등장한다.

베니니 영화의 단골 배우기도 한 베니니 자신은 〈일 피콜로 디아볼로 Il piccolo diavolo〉(1988)·〈미스터 몬스터 Il Mostro〉(1994)에서도 각본·감독·주연을 도맡았다. 4번째로 각본·감독·주연을 맡은 영화 〈조니 스테키노 Johnny Stecchino〉(1991)는 마피아를 다룬 코미디물로 이탈리아 최대 흥행작 중 하나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베니니는 그의 우상인 찰리 채플린을 연상하게 하는 과장된 표정과 흉내 연기로 유럽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나 미국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었다. 미국의 전위 영화감독 짐 자무시의 〈다운 바이 로 Down by Law〉(1986)와 블레이크 에드워즈의 〈돌아온 핑크팬더 Son of the Pink Panther〉(1993) 등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98년 베니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e bella〉를 만들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큰 갈채를 받았다. 그녀의 아내는 이 작품에서도 베니니의 아내 역할을 맡았다. 1999년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이탈리아의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로베르토 베니니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남우주연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각본·감독·주연 등 1인 3역을 맡은 이 작품에서 그는 열광적인 코미디의 매력과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외국어영화 부문 연기자로서는 2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 밖에도 1998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국제 영화상을 30회 이상 수상했다. 이 희비극 영화는 귀도 오레피체라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이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삶이 잔인하게 망가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억류된 주인공은 어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고통스러운 나날을 익살스러운 게임으로 바꾸어놓는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영화가 유대인 대학살을 희화화했다고 비난했지만, 베니니의 의도는 절망 속에도 감동과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데 있었다. 이미 이탈리아에서는 최고 영화배우인 그는 이 영화로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연기자의 대열에 올랐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도 역사상 최고 수익을 올린 외국 영화가 되었으며, 1999년 8월에는 영어로 더빙되어 미국에서 재개봉되었다. 베니니는 프랑스에서 유럽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스테릭스 Asterix et Obelix contre Cesar〉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