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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관리였던 그는 자신을 공산주의 간첩단의 일원이라고 고발한 휘터커 체임버스와의 거래관계를 시인하지 않음으로써 1950년 1월 위증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체임버스). 미국 내에서 공산주의의 영향력에 관한 불안이 점차 증대되어 가던 시기에 발생한 히스 사건은 조지프 R. 매카시 상원의원이 국방부 내에 공산주의자가 침투했다고 하는 놀랄 만한 고발을 하는 데 실질적인 빌미를 마련해주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캘리포니아 주 출신의 연방하원의원 리처드 M. 닉슨이 국민적 주목을 끌게 되었다. 당시 닉슨은 히스를 기소한 조사단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히스는 1926년 존스홉킨스대학교를 졸업하여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파이 베이타 캐파 회원이었다. 1926∼29년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다녔으며, 1929∼30년 연방대법관 올리버 웬들 홈스의 법률 담당서기로 있었다. 1933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행정부의 정부관리가 된 그는 농무부·법무부·국무부에서 재직했다.

또한 그는 루스벨트의 자문관으로 1945년에 개최된 얄타 회담에 참석했고, 후에 샌프란시스코 회담에서 국제연합(UN)의 임시 사무총장을 지냈다. 1946년에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회장으로 선출되어 1949년까지 재임했다.

1948년 워싱턴 D. C.에 있는 공산주의 지하조직의 전(前) 문서전달자라고 자칭하는 체임버스가 히스를 제2차 세계대전 때 같은 조직의 조직원이었다고 고발했다. 히스는 하원 비(非)미국적 행동 특별위원회에서 맨 처음 그 고발 내용을 부인했다(다이스 위원회). 체임버스는 그의 말이 원내 면책특권에 따라 하원에서 보호받고 있다고 보고 하원위원회를 벗어나 공개적으로 그 고발을 되풀이했다.

이에 히스는 체임버스를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했다. 1948년 12월 6일 하원위원회는 체임버스가 증언대에서 히스가 국무부 기밀문서를 소련기관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기에게 건네주었다고 맹세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히스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그 고발내용을 부인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연방대법원 조사에서 히스와 체임버스 두 사람은 모두 증언을 했다.

12월 15일 히스는 2가지 사실에 대하여 위증을 범한 것으로 기소되었다. 하나는 그가 체임버스에게 어떠한 문서도 건네주지 않았다는 그의 부인에 관한 위증죄였고, 또 하나는 1937년 1월 1일 이후 그가 체임버스와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한 사실에 관한 위증죄였다. 공소사실 심리에서 히스는 그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1949년에 열린 그의 첫번째 재판은 배심원단의 의견이 엇갈려 판결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1950년초에 열린 2번째 재판에서는 그의 죄가 인정되었다. 2번의 재판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된 것은 체임버스의 정신이 멀쩡한가 하는 것이었다.

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3년 이상 복역을 한 히스는 1954년에 석방되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사생활로 복귀했다. 1992년 히스는 러시아 관리들에게 그 사건과 관계된 정보 중 구(舊)소련이 새로 공개한 문서를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1992년말 러시아의 군사정보 문서국 국장이자 역사가인 드미트리 A. 볼코고노프 장군은 종합적인 조사 결과 히스가 소련 스파이 조직과 관련되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볼코고노프 장군은 나중에 자신의 발표를 철회했고, 1996년 미국 국가안전보장국이 발표한 문서에는 '알레스'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했던 소련 간첩이 히스일지도 모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히스 사건에 관해 출판된 여러 권의 책 가운데 가장 의미심장한 책은 히스의 유죄를 주장하는 앨런 와인스타인의 〈위증：히스 대 체임버스 사건 Perjury：The Hiss-Chambers Case〉(1978)과 히스를 열렬히 변호하는 존 채벗 스미스의 〈앨저 히스, 그 진실 Alger Hiss, the True Story〉(197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