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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 셰익스피어 극단과 국립극장의 연출가로 명성을 날렸다. 홀은 케임브리지대학교 재학시절 대학 내의 아마추어 극단에서 작품 연출과 연기 활동을 했다. 1953년 문학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해에 윈저에 있는 왕립극장에서 자신의 본격적인 첫 연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이듬해부터는 런던에 있는 극장의 조연출가로, 이어서 연출가로 활약했다(1954~56). 홀은 예술극장을 통해 런던에서는 처음으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와 장 아누이의 〈기마 투우사들의 왈츠 The Waltz of the Toreadors〉를 선보였다. 또한 이곳을 통해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 The Lesson〉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런던과 뉴욕의 여러 극장에서 연출을 맡아 하다가, 1960년에는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의 운영 책임자가 되었다. 그의 감독하에 이 극단은 1960년 올디치 극장을 런던에 설립해 아누이의 〈베케트 Becket〉(1962)와 해럴드 핀터의 〈귀향 The Homecoming〉(1965)을 런던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1968년 그는 극단 운영을 그만두었으나 연출은 계속 맡았다. 1973년 홀은 로렌스 올리비에 경의 뒤를 이어 국립 극장의 운영 책임자가 되었는데, 3년 뒤 그의 지휘 아래 극단은 올드 빅 극장에서 런던의 사우스뱅크에 있는 새 건물로 이전했다. 그가 국립극장에서 연출을 맡아 공연했던 수많은 작품 중에는 핀터의 〈무인도 No Man's Land〉(1975)와 피터 섀퍼의 〈아마데우스 Amadeus〉(1979)가 있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런던에서 초연된 것들이었다. 홀은 1988년 국립극장의 단장직을 사임하고 자신의 극단을 설립했다. 그는 8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연출했는데, 셰익스피어 작품의 연출은 특히 유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영국과 미국에서 오페라 연출가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귀향〉(1973)을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1977년 기사작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