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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시대 영국 해군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의 친척이었던 호킨스는 아프리카 무역을 시작으로 상인의 길에 뛰어들어 곧 영국 최초의 노예 상인이 되었다. 그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스페인령 서인도제도로 노예들을 수송해 외국인들이 허가 없이 자국 식민지와 교역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스페인과 마찰을 빚었다.

그가 런던의 상인조합을 위해 처음으로 벌인 노예무역 항해(1562~63)는 매우 많은 이윤을 남겼으며, 엘리자베스 1세를 비롯한 특권층들은 그에게 2번째 항해(1564~65)를 위한 자금을 대주었다. 그러나 드레이크와 함께 벌인 3번째 항해(1567~69)는 큰 재난으로 끝났다. 카리브 해에서 노예들을 팔고 난 뒤 호킨스 일행은 배를 수리하고 식수를 공급받기 위해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근처에 있는 산후안데울루아에서 정박해야 했다. 스페인 함대가 정박해 있는 이들을 공격했고, 총 6척 가운데 호킨스와 드레이크가 지휘하는 2척만이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은 그뒤 오랫동안 계속된 영국과 스페인 간 분쟁의 불씨가 되었고, 결국 1585년에 전쟁이 벌어졌다. 호킨스는 곧 스페인에 복수전을 벌였다. 그는 영국 주재 스페인 대사의 신임을 얻어 영국의 가톨릭교도들이 스페인의 지원을 받아 엘리자베스 여왕을 몰아내고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영국의 왕위에 옹립하려고 했던 이른바 리돌피 음모사건(1571)의 상세한 내막을 알아냈다. 그는 이 사실을 영국 정부에 알렸고, 영국 내의 관련자들은 모두 체포되었다.

1577년 호킨스는 장인인 벤저민 곤슨의 뒤를 이어 해군 재무관이 되었으며, 1589년에는 감사관의 직무도 맡게 되었다. 그는 해군 고위직에 있으면서 옛 갤리선을 다시 건조했으며, 더 빠르고 중무장이 가능한 군함을 고안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1588년 스페인의 무적 함대와 맞붙은 것은 이같은 새롭고 속도가 빠른 함선들이었다.

스페인 함대와 결전을 벌일 때 그는 해군 서열 3위였으며, 이때 기사작위를 받았다. 또한 신대륙에서 귀환하는 스페인 보물선들을 중간에서 가로채기 위해 아조레스 제도에 해군 봉쇄망을 구축하자는, 당시로서는 아주 독창적인 전략을 세웠다. 1595년 호킨스와 드레이크는 27척의 함선을 이끌고 스페인령 서인도제도를 공격하기 위해 떠났다. 호킨스는 푸에르토리코를 공격하기 전날 밤에 죽었다(공격은 실패로 끝났음). 호킨스의 생애에 대한 책으로는 J. A.윌리엄슨의 〈존 호킨스 경 Sir John Hawkins〉(1927)·〈플리머스의 호킨스 Hawkins of Plymouth〉(1949, 재판 1969)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