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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스가 세운 제국은 유럽, 지중해, 중동, 아프리카, 페르시아, 인도 변경지방을 모두 망라했다.

그 광활한 지역이 정치 및 경제로 통합되면서 동양과 서양 사이의 종교 교류의 길이 열렸다. 헬레니즘 종교라고 하는 여러 종교가 모국(母國)과 모든 디아스포라 중심지(신도들이 소수 집단을 이루고 사는 외국 도시들)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어 이시스(이집트)·바알(시리아)·대모신(大母神：프리기아)·야훼(팔레스타인)·미트라(쿠르디스탄) 등이 본토에서뿐만 아니라 로마와 그외 국제 도시에서 숭배되었다.

많은 경우에는 그리스·로마의 정치 및 문화가 부과되는 데 자극을 받아 각 지역에서는 고대 종교의식들이 부활되었는데, 그것들이 외국의 침입자들을 타도하려는 민족주의적 또는 메시아적 운동(예를 들면 BC 167~165년의 유다 마카베오 반란)과 관련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외국에 흩어져 사는 집단들의 경우에는 세대가 바뀌면서 모국과 연결되어 있던 끈이 점차 약해졌고, 종교도 그 초점이 민족 번영에서 개인 구원으로 바뀌었다. 종교 전달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디아스포라 집단의 종교는 태어나면서부터 저절로 갖는 것에서 확신함으로써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지중해 세계의 고대 종교들은 주로 예절의 종교로서, 그 종교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사람들과 신들의 관계, 개인과 국가의 관계,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가 모두 신적인 우주질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으며, 반대로 그 우주질서는 점성술, 예언, 신탁(神託), 그외 비밀종교의식을 통해 파악된다고 믿었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이렇게 순응을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이 더이상 낮은 자리에서 지배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과거에 존중되던 우주법칙과 질서를 이제는 떨쳐버려야 할 악하고 왜곡되고 구속하는 구조로 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헬레니즘 종교들은 고도의 이원론적 우주관을 제시하는데, 그 우주관에서는 지상의 영역이 그 모든 면에서(전제군주로부터 어떤 인간의 육체에 이르기까지) 영혼을 구속하는 악의 세력을 구성한다. 이 악의 힘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은 의식(儀式), 비밀 지식(그노시스), 신의 개입(→ 영지주의)을 통해서였다(영지주의). 이러한 변화들이 이끌어낸 비교(秘敎 esotericism)는 경전을 철저히 재해석하고, 교리 및 신조를 엄격히 법전화하여 입회 수단으로 삼음으로써 그리스·로마 권력자들에게 많은 의심을 받았다.

그들은 외국인을 추방하거나 외국 종교를 탄압하려고 시도했으며,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전통적인 로마 종교의식을 부활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리스·로마의 권력과 '신흥' 동방종교 사이에 고조되어온 긴장은 전쟁·폭동·박해로 폭발했다. AD 14년 아우구스투스를 신격화함으로써 등장한 '황제숭배'는 기존의 적대감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헬레니즘이 그 영향력을 상실함으로써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 전체에 급속히 퍼졌으며, 313년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개종함으로써 절정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헬레니즘 시대의 여러 종교의식의 영향은 그리스도교 내에 온전히 남아 있기는 했지만 박해를 박고 소멸되었다. 헬레니즘 철학(스토아·견유·신아리스토텔레스·신피타고라스·신플라톤 철학)은 18세기의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에 핵심적인 틀을 제공했다. 헬레니즘 시대의 마술·주술·점성술·연금술은 오늘날에도 동서양 모든 곳에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헬레니즘 종교의 많은 형식적인 면(예술과 건축에서부터 예배형식과 문학형태에 이르기까지)도 오늘날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전승에 계속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