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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연설·저서들을 통해 차르 표트르 대제(1672~1725)가 러시아 문화를 서구화하고 정치구조를 중앙집권화하는 일을 도왔다. 또한 루터교 양식을 따라 러시아 정교회를 개혁했고, 2세기 동안 지속된 교회와 국가의 정치적인 결합에 영향을 끼쳤다.

정교회 신앙교육을 받은 뒤 키예프에 살고 있는 폴란드인들로부터 로마 가톨릭의 영향을 받고 로마 가톨릭교도가 되었으며, 1698년 로마에 있는 콜레지오 그레코 디 산타나스타시오에 들어갔다. 예수회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1701년 키예프로 돌아가 정교회 신앙을 되찾았고, 그후 키예프 수도원의 대수도원장, 수도원이 운영하는 유명한 교회 아카데미의 학장이 되었으며, 이 학교에서 신학·문학·수사학을 가르쳤다.

표트르 대제의 문화·정치 개혁을 찬양하는 성명서들을 발표한 뒤 1716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궁정으로 초빙되어 차르의 교회 및 교육 문제 담당고문이 되었다. 러시아 교회를 국가의 정치권력으로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한 주요이론가로서, 1720년 정교회 신앙을 위한 새로운 법령인 〈영적 회칙 Spiritual Regulations〉을 작성함으로써 총대주교직을 성의회, 즉 최고 교회공의회로 대치하는 데 협력했다.

초대 성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되어 전체 러시아 교회를 차르 표트르의 세속 및 영적 권위 아래 두도록 법을 개정했으며, 때로 '개신교화한 황제교황주의'라고 불리기도 한 교회와 국가 관계를 수립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 관계는 1917년 러시아 혁명 때까지 지속되었다. 이러한 이론은 17세기 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사상과 비잔틴의 신정사상을 결합한 데서 유래했다.

신학자로서 도덕과 금욕적인 가르침에 대한 교리신학의 자율성을 옹호했다. 교리의 바탕을 주로 자유주의적인 개신교로 삼은 그는 루터교를 모방한 교리체계를 세웠는데, 특히 성서를 그리스도교의 유일한 계시자료로 주장한 점과, 은총·자유의지·의인에 대한 진술에서 더욱 그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교회아카데미를 위해 마련한 교과과정은 독일 할레대학교 루터 교학부의 교과과정을 본뜬 것으로 이것을 중심으로 정교회 개혁을 보급했다.

그의 주요저서로는 〈하느님에 관하여 De Deo〉·〈삼위일체에 관하여 De Trinitate〉·〈창조와 신의 섭리에 관하여 De Creatione et Providentia〉 등 소논문들을 포함한 교리신학 전집과 신학적 인류학에 대한 체계적인 라틴어 해설집이 있으며, 그의 사상은 전통적인 정교회 신앙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한 1836년경까지 영향력을 발휘했다.

표트르의 2번째 계승자 여황제 안나 이바노프나의 재위기간(1730~40) 동안 과거에 교황을 적그리스도로 보던 입장에서 후퇴하여 더욱 보수적인 관점을 가졌다. 그가 차르 표트르의 장례식 때 한 조사에는 군주에 대한 충성심이 담겨 있는데, 러시아 연설의 고전적인 예로 평가된다. 표트르의 문화혁명을 돕기 위해 러시아 학술원 조직을 도왔고, 새로운 러시아를 찬양하는 교훈시와 희곡을 여러 편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