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그들은 자신들을 전설적인 골리아스 주교의 신봉자로 자처했으며, 책임 있는 시민의 생활보다는 난봉과 도박에 더 흥미를 가지며 고정된 거처가 없는, 교리를 배반한 성직자들이었다.

실제로 그들 중 얼마나가 사회의 모반자들이었는지 아니면 단지 문학적 목적을 위한 가장이었는지를 확실히 알기는 어렵다. 신원이 확인되는 골리어드 시인인 오를레앙의 위오 프리마, 피에르 드 블루아, 고티에 드 샤티용, 대법관 필리프 등이 모두 중요한 권좌에 올랐으며 학생시절의 기개를 어느 정도 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시인과 학자로서보다는 난봉꾼과 도박꾼, 술꾼으로서 더 잘 알려졌다.

그들은 거의 하나같이 교회를 풍자했으며 심지어는 교황을 공격하기도 했다. 1227년 트리어 공의회는 성직자들에게 이들의 성가대 참여를 금지시키라고 했다. 1229년 이들은 교황특사의 음모와 관련하여 파리대학에서 있었던 소요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1289년 성직자는 방랑시인이 될 수 없게 되었으며, 1300년 쾰른에서는 방랑시인에게 설교와 속죄부를 주는 것을 금지했다. 결국 그들은 성직자의 특권을 잃게 되었다. 골리어드라는 말은 성직과 관련이 없어진 채로 14세기 프랑스와 영국 문학으로 넘어가 일반적인 음유시인, 즉 민스트럴이나 종글뢰르와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농부 피어스 Piers Plowman〉나 초서의 작품에서도 그런 의미로 쓰였음).

포도주와 분방한 삶을 찬양한 라틴어 시가들을 모아놓은 뛰어난 작품집은 19세기말에 〈카르미나 부라나 Carmina Burana〉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는데, 이는 13세기 바이에른 왕국에서 씌어져 뮌헨에 소장된 같은 제목의 필사본에 기초한 것이다.

이 책 중 많은 부분이 존 애딩턴 시몬즈에 의하여 〈포도주·여자·노래 Wine, Women, and Song〉(1884)라는 책으로 번역되었다. 그 사본에는 중세 수난극 중 완본으로 현존하는 단 2편의 원문을 수록하고 있는데, 한편에는 악보가 있으며 다른 한편에는 악보가 없다. 1937년 독일의 작곡가 카를 오르프는 이런 시와 노래에 근거해 그의 오라토리오 〈카르미나 부라나〉를 썼다. 그 시가들 중 많은 부분이 그보다 약 200년 전에 영국에서 씌어진 중요한 케임브리지 노래책에도 실려 있다.

골리어드 시가의 주제는 다양하며, 정치적·종교적인 풍자, 드물게 솔직한 사랑노래, 술과 방탕한 생활에 대한 노래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술과 방탕한 생활에 대한 것이 주요특징을 이룬다.

즉 성직을 박탈당한 성직자의 불평과 의지할 곳 없는 학자가 유식하게 호소하는 자기 연민, 쾌락주의에 대한 뻔뻔스러운 찬사, 그리스도교 윤리에 대한 대담한 부정 등이다. 조금이나마 악보가 남아 있는 작품들도 이 마지막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옛 필사본에서 악보까지 남아 있는 시들은 몇 안 되지만 중세의 시와 음악에 대해 현재 알고 있는 지식으로 판단해 볼 때 모든 시들이 노래로 부르기 위해 씌어졌을 것이다. 악보는 보통 제대로 표기된 다른 악보와 비교해서만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음악 속기법인 디아스테마 네우마(음높이를 표시하기 위해 네우마의 위치를 다르게 그리는 기보법)로 씌어져 있다.

음악 양식에 있어 골리어드의 연가는 트루베르들의 노래와도 유사하며, 양쪽 모두에서 동일한 멜로디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골리어드적인 색채가 짙은 노래일수록 운율의 형태가 더 단순하고 음악에 맞춘 가락을 쓰며 또 복잡한 반복형식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