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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말에 와서는 하이재킹이라는 용어가 항공기를 공중납치하여 납치범이 원하는 목적지로 항로를 강제 변경하는 경우에 가장 빈번히 쓰이게 되었지만, 기차·화물차·승용차 같은 운송수단의 불법 납치 행위를 기술하는 데도 이 용어가 쓰일 수 있다.

이 용어가 처음 생긴 1920년대의 미국에서는 주로 화물차에 실린 불법제조주류를 강탈하는 노상강도행위나 해상에서 주류 밀수선을 납치하는 행위를 지칭했다. 1950년대 중반이 되면서 하이재킹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보다 확대되어 합법적인 선박 또는 합법적인 화물을 수송중인 화물차의 납치까지도 포함하게 되었다.

항공기 납치는 스카이재킹(skyjacking : 공중납치)이라고도 한다.

미국에서는 1961년 5월 1일 한 남자가 마이애미발 키웨스트(플로리다)행 민항기를 쿠바로 납치한 것이 최초의 스카이재킹 사건이었다. 1961년말까지 4대의 항공기가 쿠바로 납치되었다. 이후 미국과 기타 서반구 지역에서 공중납치된 항공기의 대부분은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쿠바인들이나 정치적 동기를 지닌 좌익분자들에 의하여 쿠바로 향해졌다. 몇몇 공중납치사건은 순전히 금전적인 목적에서 자행되었는데, 납치범들은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볼모로 하여 막대한 몸값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는 거의 성공한 예가 없었다.

유럽과 중동지역에서는 1968년 이래 보다 위험하고 파괴적인 하이재킹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관여자들은 정치적 동기를 지닌 팔레스타인인이나 아랍인들로, 그들은 비행중인 항공기를 강탈하여 이스라엘 등지에 감금되어 있는 그들의 동지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승객과 승무원을 해치겠다고 위협했다.

어떤 납치범들은 승객과 승무원을 인질로 잡고 본국에 대해 막대한 몸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은 1970년 9월에 그 절정에 달했는데, 당시 11일간 계속된 공중납치로 300명의 승객이 1주일간 인질이 되었으며 총 5,000만 달러 상당의 제트 항공기 4대가 지상에서 파괴되었다. 아랍인과 다른 좌익계 납치범들은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여 비행중인 항공기 내에서 사람들을 유괴하고 감금했으며 살인까지 자행했다.

항공기 납치가 승무원과 승객의 생명이나 안전뿐만 아니라 국제적 교통체계에 가하는 위협은 공해상에서의 해적시대 이후로 비할 데 없이 큰 것이었다. 그러나 납치범들의 체포·인도·처벌을 위한 국제협정이 체결되기 어려웠다. 그것은 공공연히 또는 은밀히 하이재킹에 관련된 중동의 여러 정부가 그러한 행위를 범죄행위가 아닌 정치적 편법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1970년대초에도 하이재킹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1973년 미국의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FAA)은 개개의 항공기 탑승객과 그들의 수하물에 대한 체계적인 검색제도를 마련했다.

금속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전자장치인 자력계(magnetometer)가 무기를 소지한 승객을 찾아내기 위해 사용되었다. 승객들이 휴대한 수하물과 다른 소지품에 대하여도 휴대용 X선 장치나 저주파 X선 장치를 사용하여 검색이 행해졌다. 탑승장 등의 공항 내 시설과 검색소에는 무장경관이 배치되었다.

유럽 국가들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도 공항 내에 유사한 설비를 갖추었는데, 그것들은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었다. 1973, 1974년에 하이재킹의 빈도가 크게 줄었지만, 공항에서의 경계를 강화하고 대다수 서방국가에서 납치범에 대해 장기구금형을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았다.

1963년부터 국제연합(UN)은 회원국들에게 도쿄[東京]에서 입안된 공중납치범에 대한 국제협약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다.

7년 후인 1970년 12월 16일 50개국이 헤이그에서 회합하여 항공기 불법납치의 억제를 위한 협약에 조인했다. 이 협약은 폭력, 폭력의 위협, 협박을 사용하여 비행중인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는 조인국간에 범죄인인도조약의 체결 여부와 무관하게 인도처분에 해당하는 범죄임을 천명했다. 1978년에는 미국·이탈리아·캐나다·일본·영국·프랑스·서독 등 7개국 정상이 본에서 회합하여 납치범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국가에 대하여 제재를 가할 것을 결의했다.

같은 해에 유럽 경제공동체(European Economic Community/EEC)의 9개국은 납치범을 숨기거나 납치된 항공기의 석방을 거절하는 국가의 항공노선을 보이콧하기로 합의했다(유럽 경제협력기구). EEC 회원국의 공항에 착륙시키지 않겠다는 위협은 효과적이었으며, 과거에 납치범들과 피납기에 은신처를 제공했던 다수의 중동지역 국가들이 이제는 그러한 행위를 중지했다.

대다수 국가에서 취한 보안 및 처벌에 관한 조처들이 하이재킹의 발생 빈도를 줄이는 데 기여했지만 1980년대에도 공중납치는 계속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