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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의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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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말년

1551년 티치아노는 베네치아로 돌아온 뒤 여름에 간간이 고향인 피에베디카도레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 마지막 25년 동안 그는 이전에 못지않은 창조적인 착상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초상화

그가 가장 말년에 그린 가장 극적인 초상화로는 〈야코포 스트라다 Jacopo Strada〉를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총명한 골동품 연구가이자 작가이며 미술품 수집가인 모델은 관람객에서 프락시텔레스의 〈아프로디테 Aphrodite〉를 본뜬 로마 시대의 모사품인 작은 조상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이 초상화의 새로운 구도는 놀랄 만큼 폭넓고 다양한 티치아노의 창의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생생한 자태, 인간 심리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 및 아름다운 화면 구사 또한 빼어나다. 티치아노의 〈자화상 Self-Portrait〉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역작인데, 그는 기사들이 입는 황금사슬 갑옷을 걸친 위엄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가장 뛰어난 말년작으로는 〈세 인물 Triple Portrait Mask〉(또는 〈신중함의 우의 Allegory of Prudence〉)을 들 수 있다. 여기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흰 수염 난 티치아노는 노년을 상징하며 그의 아들인 오라치오는 장년을, 마르코 베첼리오인 듯한 인물은 청년을 상징한다.

종교화

카를 5세의 개인 예배용으로 그린 〈성삼위일체 Trinity〉(또는 〈하늘의 영광 La Gloria〉)에는 이탈리아 중부의 르네상스 미술에서 받은 영향이 〈가시 면류관을 쓴 예수〉에서보다 덜 나타난다.

선명한 색채의 다채로움이 두드러지는 이 그림에서 카를 5세와 그의 가족은 하느님의 선민들 가운데 서 있다. 〈성 라우렌시우스의 순교 Martyrdom of St. Lawrence〉는 17세기에 절정에 달한 바로크 양식의 구성을 통해 한층 더 발전된 양상을 보여준다.

전경의 중심 장면에 극적인 힘이 주어져 있으나 불꽃이 높이 치솟고 신비스런 빛을 발하는 밤의 장면은 초자연적인 힘을 암시한다. 그는 말년에 그린 종교화들에서 인물들을 어스름한 빛으로 가려놓아 정신적인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가라앉은 색조가 지배적인 말년의 〈예수의 매장〉이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비극적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 잘 나타나 있다. 말년에 또 그린 〈가시 면류관을 쓴 예수〉는 근본적으로 이전 것과 똑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으나 색조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작은 색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천사 가브리엘이 달려 들어오고 한 무리의 천사들이 성모 주위를 맴돌고 있는 〈수태고지 Annunciation〉에서는 모든 것이 초자연적이다. 〈피에타 Pietà〉는 티치아노의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작품으로, 자신이 묻힐 예배당을 위해 그리기 시작했으나 결국 미완성인 채로 남겨져 훗날 팔마 일 조바네가 완성했다. 여기에는 티치아노와 그의 아들 오라치오가 기증자로 오른편의 작은 장식 널빤지 위에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모세상과 헬레스폰트의 무녀상이 각각 놓여 있는 거대한 벽감이 작품의 웅장함을 더하고 있으며 인물들은 대각선으로 길게 배치되어 있다.

가라앉은 색채는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슬픔을 부각시키며 무엇보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심오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신화를 주제로 한 그림들

〈오르간 연주자와 함께 있는 비너스와 큐피드 Venus and Cupid with an Organist〉·〈비너스와 류트 연주자 Venus and the Lute Player〉는 이전에 그린 같은 주제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변형시켜 그린 작품들이다.

〈거울을 보는 비너스 Venus with a Mirror〉(워싱턴 국립미술관)는 사랑과 미의 여신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티치아노는 처음으로 비너스를 큐피드가 들고 있는 거울을 보는 모습으로 그렸다. 그녀는 종래의 모습보다 좀더 당당해 보이며 두상은 고대 조각과 다소 흡사하다.

또 우아한 피부색은 모피 장식을 단 자줏빛 벨벳 망토로 더욱 돋보인다.

1554~62년 티치아노는 카를 5세의 아들인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를 위해 신화를 주제로 일련의 중요한 그림들을 그렸다. 국왕에게 보낸 그의 편지를 보면, 그가 쌍을 이루는 그림들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그림의 내용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그중 첫번째로 그려진 한 쌍의 그림은 〈다나에와 유모〉·〈비너스와 아도니스〉(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이다.

거대한 누드의 다나에는 제우스가 황금비로 변신하여 덮치자 소파에 누워 두 무릎을 세우고 있고, 유모는 우스꽝스럽게도 앞치마에 금화들을 담으려 하고 있다. 티치아노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육감적인 이 작품은 색채 구사와 기교가 매우 뛰어나고 절세 미인을 그려내는 솜씨와 상상력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다. 〈비너스와 아도니스〉에서는 아도니스가 입고 있는 새빨간 옷과 비너스가 받치고 있는 빨간 벨벳 쿠션이 피부색이나 황혼녘의 풍경과 대조되어 두드러진다.

티치아노의 편지를 보면,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Perseus and Andromeda〉는 〈메데이아와 이아손 Medea and Jason〉(이 그림은 몇 가지 이유로 그리지 못했음)의 짝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한다. 왼편의 바위에 묶여 있는 안드로메다는 페르세우스가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자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힘찬 그녀의 몸매는 미켈란젤로에게서 받은 영향을 반영하고 있으나 좀더 여성적이고 우아하다.

〈유로파의 겁탈 The Rape of Europa〉은 티치아노가 스스로 '시'(詩)라고 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명랑한 것으로 손꼽힌다. 여기에서 놀란 유로파는 꽃 장식을 단 흰 황소로 변한 제우스의 등에 실려가며 사지를 허우적거리고 있고 하늘에서는 큐피드들이 이 즐거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티치아노가 선호한 사선 구도가 매우 효과적으로 적용되어 있어 운동감이 실감나게 전해지며, 넓게 펼쳐진 바다 풍경과 거대한 해변이 잘 살아나 있다. 특히 푸른빛과 저녁놀의 붉은빛으로 물든 희미한 원경과 광활한 진줏빛 바다는 티치아노가 발휘한 마법과도 같은 솜씨의 극치를 보여준다.

다행히도 〈유로파의 겁탈〉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으나, 티치아노가 '시'라고 한 또다른 대작들인 〈디아나와 칼리스토 Diana and Callisto〉·〈디아나와 악타이온 Diana and Actaeon〉은 많이 훼손된 상태이다.

주제에 어울리는 여러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한 무리의 벌거벗은 여성상들은, 오비디우스가 그의 〈변형담 Metamorphoses〉의 제2·3권에서 다룬 디아나 전설 가운데 2가지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다. 우연히 여신들이 님프들과 목욕하는 광경을 보게 된 젊고 건장한 사냥꾼 악타이온을 그린 〈디아나와 악타이온〉은 다소 복잡한 구도로 다시금 바로크 양식을 예고하고 있다. 〈디아나와 칼리스토〉는 순결의 맹세를 깨뜨린 님프 칼리스토가 임신한 사실을 여신이 알아차린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신의 위로 보이는 무성한 황금빛 나뭇잎들은 그녀의 신성함과 관련된 정절을 상징하는 배경막에 해당되며 은빛 구름이 떠 있는 눈부신 암청색 하늘과 초록색 나뭇가지들은 다른 누드들의 배경 구실을 한다. 그림의 표면이 많이 손상되어 있지만 키가 크고 당당한 디아나의 모습은 근사하다. 매순간과 모든 몸짓에 섬세함이 배어 있다.

펠리페 2세를 위해 그린 일련의 그림들 중 마지막 작품은 〈타르크빈과 루크레티아 Tarquin and Lucretia〉이다.

매우 힘차고 극적인 이 작품은 이 노화가가 결코 창조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여기서도 역시 풍부한 색채가 작품의 주제만큼 중요하다. 초록색 커튼과 흰색 시트와는 대조적으로 타르크빈이 입은 옷의 선명한 색깔이 두드러진다.

베네치아에 전염병이 돌 무렵이던 1576년 8월 27일 티치아노는 노령으로 죽었다. 그는 산타마리아데이프라리 교회에 묻혔다. 그곳에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2점이 있다. 티치아노는 종교화뿐만 아니라 초상화로도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작품이 성숙해감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구상을 끌어냈다.

또한 오비디우스·카투루스·테오크리투스 같은 고대 시인들에게 영감을 얻어 그리스·로마 신화를 불후의 걸작들로 재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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