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링컨과 케임브리지 사이에 남북으로 뻗어 있다. 위덤·웰랜드·넨·우즈 강이 이 지역을 지나 링컨셔 주와 노퍽 주 사이에 있는 북해의 워시 만으로 들어가지만, 천연 수로의 대부분이 인공 수로로 바뀌었다.

이 지역은 본래 물에 잠긴 넓은 갯벌이며, 몇 개의 언덕이 섬처럼 솟아 있을 뿐이다. 이 언덕 위에 있는 도시로는 일리가 유명하다. 이 분지는 침전물로 차츰 메워져 넓은 만이 거의 습지로 변하고, 유일하게 워시 만이 옛 흔적으로 남아 있다. 워시 만 주위에는 잔모래와 진흙이 덮여 있고, 그 남쪽에는 이탄이 일대를 온통 뒤덮고 있다. 이 이탄층은 배수 시설이 갖추어지기 전에는 훨씬 두꺼웠지만, 지금은 깊이가 몇 ㎝에서 3m 정도이다.

로마인들은 섬과 갯벌을 모두 개간했지만, 앵글로색슨 시대가 되자 펜스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황무지로 변했다. 중세에는 조금씩 개간사업이 이루어졌지만, 이탄지대는 여전히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황무지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17세기 중엽에 베드퍼드 백작 4세가 네덜란드 토목 기사인 코르넬리우스 베르모이덴을 고용하여 이탄지역 남부에 배수 설비를 만들게 했다. 이 지역은 나중에 베드퍼드 평지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 당시 만들어진 배수 설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어리스에서 솔터 수로로 흐르는 올드 베드퍼드 강인데, 이 강의 너비는 21m, 길이는 34㎞에 이르렀다. 너비가 30m인 뉴베드퍼드 강은 올드베드퍼드 강과 나란히 동쪽으로 0.8㎞쯤 흘렀다. 그러나 이 배수 설비가 가져온 번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탄지역에서 물을 빼내자 이탄층 표면의 높이가 3~3.7m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력을 이용하여 물을 빼내는 대신 풍차를 도입하여 펌프로 물을 퍼내게 되자, 물이 빠진 펜스 지역이 다시 물에 잠기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배수 작업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자 이탄층은 계속 가라앉았고, 1800년경에는 한때 사람이 살았던 일부지역이 습기찬 황무지로 변했으며, 일부지역은 개간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특히 휘틀지미어 호와 램지미어 호 일대의 넓은 지역은 갈대로 뒤덮여 있어서 손을 쓸 수 없었다. 이 지역에서는 낚시와 들새 사냥이 독특한 경제활동이었고 학질이 유행했다.

1810년부터 풍차는 차츰 사라지고 증기 양수기로 물을 퍼내기 시작했지만, 몇 개의 풍차는 20세기까지 보존되어 낯익은 풍물을 이루었다. 지금은 디젤 엔진이 물을 퍼내고 있지만, 물이 빠져서 강보다 낮아진 땅에 강물이 범람하지 않도록 막는 것은 영구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1947년 3월에는 강둑이 무너져 심한 홍수가 일어났는데, 이것은 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극적으로 보여준 본보기였다.

오늘날 영국에서 가장 비옥한 경작지의 하나로서, 밀 같은 전통적인 농작물만이 아니라 감자·꽃·과일·야채도 재배한다. 아직 남아 있는 몇 개의 이탄지대는 식물과 곤충의 연구에 매우 중요하며, 그 가운데 두 군데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동쪽 끝에 있는 위큰펜은 주변의 이탄지대보다 몇 m나 높은데도 물에 잠겨 있어서 베르모이덴이 배수 설비를 만들기 전에 이 소택지 전체가 어떠했는가를 보여준다. 면적 약 4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