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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북쪽, 움브리아 강 유역과 테베레 강 중부 유역 및 트라시메노 호가 내려다보이는 울퉁불퉁한 구릉 위에 있다.

움브리아족이 세운 이곳은 에트루리아 동맹의 12개 요새 가운데 하나가 되었고, BC 310년부터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592년에 롬바르드족 공작령이 된 뒤 이웃 도시들과의 사소한 분쟁에 자주 휘말렸는데, 그런 싸움에서 대개 구엘프(교황파) 편을 들었다.

1416년 용병대장 브라초 포르테브라초가 점령했고, 나중에는 오디가(家)와 발리오니가가 지배권을 놓고 싸웠다. 그러나 1540년에 교황령이 되자 두 가문의 권력 싸움도 끝났다.

페루자는 15세기에 전성기를 누린 위대한 움브리아 화파의 중심지였다. 1859년에 이탈리아 통일운동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았고, 이듬해에는 통일 이탈리아의 일부가 되었다.

페루자에는 3개의 성문이 있는 에트루리아 시대의 성벽이 남아 있다. 에트루리아 도시의 핵심부였던 곳은 13세기 중세 성벽으로 둘러싸여 잘 보존되어 있으며, 교외에는 에트루리아 시대에 만든 산만노의 지하묘지와 볼룸니가의 지하묘지(BC 2세기)가 있다.

시내 한복판의 웅장한 콰트로노벰브레 광장에 있는 팔라초 데이 프리오리(또는 팔라초 코무날레, 1293~97 건축, 1443 확장)는 오늘날 뛰어난 그림과 조각품이 소장되어 있는 움브리아 국립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산로렌초 대성당(1345~1430)에는 성모 마리아의 결혼반지라는 하얀 마노 반지가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프라 베비냐테 옆에는 화려한 마조레 분수(1278)가 있다. 그밖에 피에트로 페루지노와 그의 제자들이 그린 현란한 프레스코가 있는 콜레조 델 캄비오(1452~57)가 있다.

수없이 많은 아름다운 성당들 가운데 특히 원형 건물인 산안젤로 성당(5~6세기), 교황 베네딕토 11세의 웅장한 무덤이 있는 산도메니코 성당(1305 건축, 1632 재건), 산피에트로 성당(10세기 건축, 그후 여러 번 개축), 라파엘로가 그린 프레스코가 있는 산세베로 성당(15~18세기), 산베르나르디노 성당(1457~61) 등이 유명하다.

옛날에 산도메니코 수도원이었던 건물은 오늘날 페루자 주 기록보관소와 귀중한 고고학적 유물이 소장되어 있는 에트루리아-로마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이전에 올리베탄 수도원이었던 건물은 대학교(1307 설립) 본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팔라초 갈렝가는 이탈리아 외국인대학교로 쓰이고 있다.

페루자는 초콜릿으로 유명한 농산물 거래 중심지이다. 주요한 경제활동은 식료품·직물·기계·의약품 제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