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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그란차코, 남쪽으로 파타고니아에 접한다. 팜파스라는 이름은 '평평한 면'이라는 뜻의 케추아 인디언어에서 유래했다. 해발 약 500m의 멘도사에서 해발 106m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점차 경사져 있다. 북서부와 남부에 있는 몇몇 산악지대 외에는 대부분 완벽할 정도로 평평하다.

칠레 북부의 사막처럼 남아메리카의 다른 지역에 있는 작은 여러 개의 평원도 팜파스라고 부른다. 아르헨티나의 팜파스는 두 지역으로 구분된다. 서부의 건조한 팜파스는 거대한 염전, 소금기 있는 하천, 모래사막 등이 있는 불모지로 라팜파 주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동부의 습윤한 팜파스는 규모가 훨씬 작으며, 기후가 온화하고 관개시설이 잘 되어 있다. 국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경제의 심장부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의 일부가 이에 속한다.

토양은 주로 대서양 쪽으로 흐르는 큰 강에 의해 실려오거나 서쪽에서 부는 먼지폭풍에 날려가는 미세한 모래·진흙·침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부근에 폭우를 동반하는 사나운 강풍을 일으키면서 북부 열대지방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와 주기적으로 부딪힌다. 이 폭풍은 팜페로라고 불린다.

팜파스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 중에는 여우, 스컹크, 작은 무리를 지어다니는 과나코, 비스카차, 덤불개 외에 참새, 매, 북아메리카 대평원에 사는 물새 등과 같이 다양한 조류가 많이 있다.

이 지역은 19세기 중반부터 변모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인들이 소와 말을 도입했으나 토지는 개발하지 않았다. 승마술·용기·무법성 등으로 이름높은 가우초들이 말을 타고 동물을 몰았다.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 평원을 떠돌아다니던 인디언과 강화조약을 맺은 뒤 지주들은 주로 이탈리아인 이주민들을 고용하여 농장을 경작하면서 사료, 옥수수, 질 좋은 목초지 등을 얻기 위해 알팔파를 재배했다. 이들은 땅에 울타리를 치고 영국에서 혈통이 좋은 양과 소를 수입했다.

팜파스를 가로질러 철도가 들어섰고, 가우초들은 점차 노동자가 되었으며, 말 대신에 트랙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서늘하며 습지가 많은 마르델플라타와 탄딜 사이의 남동부에서 질 좋은 양과 소가 사육된 반면 바이아블랑카에서 산타페까지 펼쳐진 서부지대에서는 주로 알팔파와 밀이 재배되었다.

로사리오 부근에서는 주요농작물로 옥수수와 아마가 경작되며, 약간의 가축이 방목되고 있다. 근교농업이 발달하여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야채·과일·우유 등을 공급한다.

팜파스는 호세 에르난데스의 〈엘 가우초 마르틴 피에로 El gaucho Martín Fierro〉(1872)와 리카르도 귀랄데스의 〈돈 세군도 솜브라 Don Segundo Sombra〉(1926) 같은 유명한 작품을 포함하여 아르헨티나의 가우초 문학의 배경이 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민속음악의 주제로도 많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