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남쪽으로 약 50m 거리에 유명한 통구4호분과 통구5호분이 있다.

사신총이라는 명칭은 사신(四神)을 주제로 한 벽화내용으로 인해 붙은 이름이다. 1935년 사이토[齋藤菊太郞] 등에 의해 처음 조사되는 과정에서 벽화의 안료색이 크게 변질되었다. 무덤은 널길[羨道]과 널방[玄室]으로 구성된 외방[單室] 봉토돌방무덤[封土石室墳]으로 묘실의 방향은 남향이며 봉토의 형태는 절두방추형(截頭方錐形)이다. 묘실은 잘 다듬은 청록색 석회암판석으로 축조되었으며 널방벽의 위쪽은 안으로 조금씩 기울어 들어갔다. 널방 천장구조는 1단의 평행굄 위에 2단의 삼각굄을 얹은 평행삼각굄이다.

널방 바닥 동·서쪽 벽 가까이에는 장방형 널받침[棺臺]이 1개씩 설치되었으며 서쪽 널받침이 동쪽 것보다 조금 크다. 네 벽과 천장부에 그림을 그렸으며 색채는 붉은색·노란색·자주색·푸른색을 주조로 했다. 벽화의 주제는 사신이다. 널길의 동·서쪽 벽에는 창을 가진 문지기 무사를 1명씩 그렸으며 널방 네 벽에는 28성수(星宿)가 상징화된 사신을 묘사했다(사신도).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는 벽면 가득히 구름무늬를 그렸다.

널방 남쪽 벽의 묘실문 좌우벽에 서로 마주보는 위치에 그려진 암수 주작(朱雀)은 연화대좌 위에서 두 날개를 크게 펴고 막 날아오르려는 자세이다. 왼편 주작은 흰색, 오른편 주작은 붉은색 위주로 채색되어 암수가 다름을 나타냈다. 동·서쪽 벽의 청룡과 백호는 묘실문을 향하여 덮쳐내리는 듯한 자세로 크게 포효하고 있다. 북쪽 벽의 현무(玄武)는 뱀과 거북이 하나로 힘있게 얽혀 그 모습이 3각형에 가깝다. 머리와 꼬리쪽을 심하게 얽은 뱀의 몸은 오색으로 빛나는 비늘이 덮여 있으나 거북의 등에는 귀갑(龜甲)이 따로 표현되지 않았다.

사신은 모두 강한 운동성을 지닌 존재로 표현되었다.

널방의 네 벽 모서리에는 짐승머리에 사람몸인 괴수가 두 팔로 하늘세계를 상징하는 무덤의 천장부를 떠받치는 모습을 그렸다. 괴수의 몸에서는 좌우로 우모(羽毛)가 힘있게 뻗어나가고 있다. 널방 네 벽 위쪽의 평행굄면에는 인동당초무늬를 잇달아 그렸다. 삼각굄 제1·2단의 밑면에는 빠르게 흐르는 구름무늬 사이로 꿈틀거리는 용을 표현했으며 제1단 옆면에는 여러 가지의 상서동물(祥瑞動物)을 탄 천인(天人)들과 해와 달, 괴수를 그렸다.

남향인 10여 명의 천인은 각기 용·학·기린·호랑이 등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으며 끝자락이 좌우로 갈라진 날개옷과 같은 것을 몸에 걸치고 있다. 남북면의 괴수는 두 팔로 그 위의 삼각석을 떠받치는 모습으로, 동서면의 해와 달은 원안의 삼족오(三足烏)와 두꺼비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제2단의 옆면에는 하늘세계의 여러 가지 상서동물과 신선 및 여러 별자리를 묘사했다.

제2단의 동면에는 머리 위로 해와 달을 받쳐 든 채 마주 보며 날아오르고 있는 복희여왜형 일월신(伏羲女媧形日月神)을 그렸으며 서면에는 쇠망치질을 하고 있는 대장장이 신[鍛治神]과 판 위의 두루마리에 글을 쓰는 천신, 뱀을 먹는 흰 새 등을 그렸다. 남면에는 소머리에 사람 몸을 지닌 신농(神農)과 여러 가지 별자리를, 북면에는 각종 서조와 북두칠성을 묘사했다. 천장돌에는 중심부에 오행의 중심을 상징하는 황룡을 커다랗게 그리고, 네 모서리에는 측면연꽃과 인동덩굴잎을 표현했다.

짜임새있는 외방무덤구조, 석면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린 점, 벽화의 주제가 전형적인 사신도인 점, 벽화에서 나타나는 번잡할 정도로 화려한 색채와 중국남조풍의 빠르게 흐르는 구름무늬, 생동감있는 사신의 자태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구사신총의 축조연대는 6세기말을 전후한 시기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