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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연극의 관행상 인물의 특성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에 붙여지는 이름.
티켓 네임이라고도 함.
중세 후반 영국의 우의적 도덕극의 경우 인간의 7가지 치명적인 죄악, 예컨대 '시기심'(Envy)·'나태'(Sloth)·'욕정'(Lust) 등을 의인화하여 이와 같은 이름을 지닌 인물들을 극에 등장시켰다. 튜더 왕조와 엘리자베스 왕조의 극작가들은 이런 면에서 도덕극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벤 존슨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지배하는 '기질'이나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극중 인물의 이름을 붙이곤 했다. 예를 들어 〈연금술사 The Alchemist〉에는 '교활함'(Subtle)과 '뻔뻔스러움'(Face)이라는 이름의 사기꾼 2명, 주색에 빠진 '쾌락주의자 맘몬 경'(Sir Epicure Mammon), 순진한 담배 장수인 '약물복용자 아벨'(Abel Drugger), 창녀인 '천박한 인형'(Dol Common)과 같은 이름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또한 타입 네임은 왕정복고기 희극의 특성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존 밴브루 경의 희극인 〈타락 The Relapse〉에는 '파핑턴 경'이라든가 그와 형제간인 '영 패션' 등의 타입 네임을 지닌 친숙한 인물군이 등장한다. 극작가 리처드 브린슬리 셰리든이 창조한 '조지프 서페이스'나 극작가 '성마른 표절자 경'(Sir Fretful Plagiary)과 같은 인물들이 명백한 예이듯이, 타입 네임은 18세기 후반에도 영문학의 고정된 관행으로 계속 사용되었다. 19세기의 영문학계에서 타입 네임을 가장 눈에 띄게 창의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소설가 찰스 디킨스였다. 그러나 그가 사용한 타입 네임은 인물의 직업·결점·태도 등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해야 알아차릴 수 있는 암시적인 것이었다. 그 예로 '조사이아 바운더비', '토머스 그래드그라인드', '스파지트 부인', '털킹혼', '블림버 박사', '젤리비 부인', '커틀 선장' 등을 들 수 있다. 앤소니 트롤로프나 그밖의 다른 빅토리아왕조 때의 소설가들도 때때로 타입 네임을 사용했는데, 특히 우스꽝스럽거나 결함을 지닌 인물에 사용했다. 타입 네임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 문학에서도 발견되지만, 쓰임새가 점차 줄어들어 극히 한정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대개 희극 작품이나 희극적 효과를 위해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왕정복고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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