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체형·체질과 인격특성·정신질환의 연관관계를 찾으려 했다.

크레치머는 1913년 튀빙겐대학교에서 철학과 의학 공부를 마친 다음 그곳의 신경 클리닉에서 조교로 일했다. 다음해 그는 조울성망상(manicdepressive delusion)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정신질환에 관한 그의 추후의 연구를 예견하게 하는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중 군의관으로 히스테리에 대해 연구했으며, 전쟁 히스테리 환자를 깜깜한 방에 두어 안정시킨 다음 전기 충격을 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전쟁이 끝난 후 튀빙겐대학교로 돌아와 강의를 시작했으며, 그의 심리학 이론들을 저술하기 시작했다. 가장 잘 알려진 책은 〈체격과 성격 Körperbau und Charakter〉(1921)인데, 이 책에는 몇 종류의 정신질환은 특정 체형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그의 진보적 이론이 실려 있다. 크레츠머는 키가 크고 여윈 허약형, 좀더 근육질인 운동가형, 통통한 비만형 등 체형을 크게 3가지로 분류했다. 정신분열증은 허약형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운동가형에서도 정도는 덜하지만 많이 나타나며, 조울증은 비만형에 많다고 했다. 그의 연구는 조사대상이 된 정신분열증 환자들에 비해 조울증 환자들의 연령이 많았기 때문에 체형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오히려 연령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인해서 비판받았다. 그러나 일반생활에서는 그의 생각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으며, 더 많은 심리학적 연구들을 촉진시켰다. 크레치머는 1926년 튀빙겐대학교를 떠나 마르부르크대학교의 정신의학·신경학 교수가 되었다. 이때 그는 〈히스테리, 반사 그리고 본능 Hysterie, Reflex und Instinkt〉(1923)을 저술했으며, 이 책에서 그는 히스테리 증상들은 처음에는 의식적이었다가 후에 자동 메커니즘에 의해 무의식화된다고 했다. 〈천재들의 심리 Geniale Menschen〉(1929)도 이 때에 씌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중인 1933년 그는 나치가 독일 정부를 점령한 데 항의하여 독일정신치료협회(German Society of Psychotherapy) 회장직을 사임했다. 그당시 독일의 유명한 학자들이 독일을 떠났으나 그는 남아 있었다. 전쟁 후 튀빙겐대학교로 돌아와 정신의학교수와 신경 클리닉의 책임자로서 1959년까지 일했다.

그는 어린이와 청년의 체형과 정신질환의 관계를 계속 연구했으며, 새로운 정신치료기술과 최면술을 개발했다. 또 충동적인 범죄행위에 대해 연구하여 죄수들을 정신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