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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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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체크 태생 독일의 작가.

전위문학을 주도하던 출판업자들의 요청으로 카프카는 마지못해 생전에 쓴 글 가운데 일부를 출판했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어느 투쟁의 묘사 Beschreibung eines Kampfes〉(1936)에 수록된 2편의 소설(1909)과 단편 산문집 〈고찰 Betrachtung〉(1913), 성숙된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1912년에 씌어진 장편 〈판결〉·〈변신 Die Verwandlung〉(1915)·〈유형지에서 In der Strafkolonie〉(1919)와 단편집 〈시골의사 Ein Landarzt〉(1919)이다. 간결하고 투명한 문체의 특성을 보여주는 4편의 후기 소설집 〈굶주린 예술가 Ein Hungerkünstler〉(1924)는 출판을 준비했으나 사후에야 발행되었다.

변신(Die Verwandlung)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책 표지

ⓒ Octave.H / wikipedia | Public Domain

실제로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에 불안을 느껴 죽기 전에 미발표 원고들을 전부 폐기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유언 집행자였던 막스 브로트는 소설 〈심판〉·〈성〉·〈아메리카 Amerika〉를 각각 1925, 1926, 1927년에 출판했다. 단편집 〈만리장성을 쌓을 때 Beim Bau der chinesischen Mauer〉는 1931년 출판되었다. 1904년경에 쓰기 시작한 〈어느 투쟁의 묘사〉·〈고찰〉 등과 같은 초기작품은 후기작품보다 양식면에서 구체적인 표현법을 쓰고 구조면에서 더 부조리하지만 그래도 특유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실패하는 작중인물들은 정상적·일상적인 논리를 비웃는 은폐된 논리를 따르며, 그들의 세계는 괴기하고 폭력적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밖으로 분출해나온다. 등장인물들은 헛되이 세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구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을 믿고자 방법을 묻는 고뇌의 대변자에 지나지 않았다.

카프카의 많은 우화들은 정상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이 종잡을 수 없이 불가해하게 뒤섞인 혼합물이다.

그러나 때때로 기묘함은 문학적 또는 표현장치의 소산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를테면 병리상태의 기만성에 현실의 지위가 부여되거나, 일상적인 발언의 은유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판결〉에서는 아들이 추호의 의심도 없이 늙은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자살하며, 〈변신〉에서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기괴하고 흉칙한 벌레로 변해 있음을 발견한 아들이 가족의 수치감과 무시뿐만 아니라 자책 어린 절망감으로 인해 서서히 죽어간다.

더욱 불가해한 이야기들도 많다.〈유형지에서〉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장교는 자신의 의무에 헌신적임을 과시하려고 스스로를 고문도구로 무시무시하게 절단하는(분석적으로 묘사됨) 조처를 받아들인다. 맡은 임무의 모호한 가치와 그 임무에의 기괴한 헌신이라는 이 주제들은 카프카가 항상 열중하여 다루는 문제들 가운데 하나로, 〈굶주린 예술가〉에서 다시 등장한다.

나중에 〈심판〉에 삽입된 이야기 〈법 앞에서 Vor dem Gesetz〉(1914)는 접근하기 어려운 의미(법)와 그것에 대한 인간의 끈질긴 열망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생애 마지막 시기인 1923~24년에 씌어진 글들은 모두 이해와 평정을 얻기 위한 개인의 허영심, 그러나 굽히지 않는 투지에 집중되어 있다.

단편소설에 나타난 많은 주제들은 장편소설에서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의 주인공인 소년 카를 로스만은 가족에 의해 미국으로 보내지는데, 거기서 아버지와 같은 유형의 많은 인물들과 은신처를 찾고자 애쓰지만 그의 순진성과 단순성으로 인해 어디서나 이용당하며, 마지막 장의 묘사에 따르면 꿈의 세계인 '오클라호마의 자연극장'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 카프카는 로스만이 궁극적으로 파멸하게 되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심판〉에 나오는 능력 있고 양심적인 은행원이자 독신자인 요제프 K.는 그를 체포하러 온 사람에 의해 잠이 깬다.

치안판사의 법정에서 행해지는 심문은 환멸스러운 어릿광대극으로 바뀌고 그가 체포된 혐의는 결코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법정은 더이상의 발의권을 갖지 못하지만, 요제프 K.는 스스로 접근할 수 없는 법정을 찾아 그가 알지도 못하는 죄로부터 무죄 석방을 받기 위해 전념한다. 그는 중재자들에게 호소해보지만 그들의 충고와 설명은 오히려 새로운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터무니없는 책략을 써보기도 하지만 더럽고 어둡고 음탕한 결과만을 초래했다.

한 성당에서 쉬고 있을 때, 어떤 신부가 나타나 결백성을 주장한 것 자체가 죄의 표지이며 그가 억지로 찾아나서게 된 정의의 문은 영원히 열리지 않으리라고 말한다. 결국 그가 여전히 주위에 도움을 청하면서 최후까지 저항하지만 결국 형이 집행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마감된다. 카프카의 가장 암울한 작품으로, 악은 도처에 있으며 무죄 석방이나 구제는 얻을 수 없는 것이고 광란의 노력은 다만 인간의 현실적인 무능을 가리킬 뿐임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후기작품 가운데 하나인 〈성〉의 무대는 어떤 성의 지배를 받는 조그마한 촌락이다.

성(Das Schloss)

프란츠 카프카의 후기 작품, 초판 표지

ⓒ Zassen | CC의 BY-SA 3.0

이곳의 겨울 풍경 속에서 시간은 흡사 정지해버린 것 같고 거의 모든 장면은 어둠 속에서 벌어진다. K.는 성 당국이 임명한 측량기사라고 주장하며 마을에 도착하지만, 마을 관리들은 그의 주장을 물리친다. 이 소설은 K.가 성으로부터 다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성에 있는 사람, 그럴 권한이 있는 사람은 요제프 K.(〈심판〉의 주인공)의 법정만큼이나 접근하기 어렵다.

그러나 K.는 희생자가 아니라 공격자로서, 하찮고 거만한 관리들과 그들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마을사람들 모두에게 도전한다. 그렇지만 그의 책략은 모두 실패한다. 요제프 K.처럼 그 역시 하녀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술집 여급 프리다는 그가 그녀를 단순히 이용하는 것뿐임을 알게 되자 그를 떠난다. 브로트의 말에 따르면 카프카는 K.가 온갖 노력 끝에 탈진하게 되지만 임종의 자리에서 그 마을에 머물러도 좋다는 허락의 통지를 받게 할 의향이었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는 새로운 요소들이 보인다. 이 작품은 비극적이지만 황량하지는 않고, 대부분 카프카의 인물들이 역할자에 불과하지만 프리다는 확고한 개성을 지니며 냉정하고 사실적인 성격으로 나타난다. 프리다를 통해 K.는 해결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통찰하게 되며, 그가 애정을 갖고 그녀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고독감을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카프카의 작품은 단편이건 장편이건 모두 풍부한 해석을 야기시켰다.

브로트와 카프카의 영어 번역자인 뮤어 부부(윌라와 에드윈)는 카프카의 소설들을 성총의 상징으로 보았고, 실존주의자들은 카프카의 죄와 절망의 세계를 진정한 실존을 건설할 토대로 간주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노이로제 증세를 보일 정도로 아버지에게 얽혀 있는 상황을 그의 작품의 핵심으로 보았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 비판, 권력자와 그 대리인의 비인간성, 정상적인 일상 밑에 웅크리고 숨어 있는 폭력과 야만성을 강조했다.

〈심판〉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마구잡이 관료주의에 대한 공포를 통해 카프카가 풍부한 상상력으로 전체주의를 예견했음을 발견해낸 사람들도 있고, 초현실주의자들은 부조리의 끊임없는 침투를 보며 기뻐하기도 했다. 이런 각각의 해석들의 타당한 증거를 작품이나 일기에서 찾아낼 수는 있으나, 카프카의 작품 전체는 이 모든 것을 넘어선다. 어떤 비평가가 그의 작품들이 '열린 비유'로서 결코 그 최종적 의미를 매듭지을 수 없다고 평한 것은 이 점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에도 한계는 있다.

각 작품마다 절망적으로, 그러나 항상 내면에서 의미와 안정, 자기 가치와 목적 의미를 추구하면서 정신과 육체 양쪽으로 고통받는 인간이 등장한다. 카프카 자신은 글쓰기와 그것이 뜻하는 창작활동을 '구제'의 수단으로, '기도의 형식'으로 생각했고, 이를 통해 세상과 화해할 수 있거나 세상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여겼다. 투명하게 묘사되었지만 불가해하게 어두운 그의 작품들은 카프카 자신의 개인적 노력이 허사였음을 폭로한다. 무력한 인물들과 그들에게 닥치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작가는 20세기 세상 속의 불안과 소외를 폭넓게 암시하는 매혹적인 상징주의를 이룩했다.

죽을 무렵 카프카가 사귄 문학인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카프카는 막스 브로트에게 출판되지 않은 원고는 전부 없애고 이미 인쇄되어 나온 작품은 재판 발행을 중지해달라고 유언했는데, 브로트가 그의 유언대로 했더라면 카프카의 이름과 작품은 살아남지 않았을 것이다. 브로트는 유언과는 반대의 길을 밟았고, 그로 인해 카프카의 이름과 작품이 사후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그의 명성은 처음 히틀러 점령시 프랑스와 영어 사용국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카프카의 세 누이동생이 강제수용소에 유배되어 살해된 것이 바로 그때였다. 그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재발견되어 독일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은 1945년 이후였고, 1960년대에는 공산 체코슬로바키아의 지식인·문학계·정치계까지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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