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하느님의 친우회는 현세의 악에 반대하고 하느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추구한 신실하고 금욕주의적인 라인 지방 사람들의 단체였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콘스탄츠의 도미니코 수도회에 입회했으며, 5년 뒤 그곳에서 깊은 종교적 깨달음을 경험했다. 1322경~25년경에 쾰른에 머물면서 독일에서 가장 위대한 신비가로 꼽히는 에크하르트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주조는 1326년경 콘스탄츠로 돌아와 교수로 활동하면서 1327년경 첫작품인 〈진리 Little Book of Truth〉를 썼는데, 이 책에서 그는 논쟁적인 책들로 재판에 회부된(1327) 에크하르트를 변호했다.

주조의 걸작은 〈영원한 지혜 Little Book of Eternal Wisdom〉(1328경)일 것이다. 이 책은 토마스 아 켐피스(1471 죽음)의 〈준주성범〉이 나올 때까지 가장 인기 있는 신앙서적이었던 것 같다. 신비적 주제와 신학적 성찰을 담고 있는 〈영원한 지혜〉는 대체로 단순한 언어로 실천지침을 제시한 책이다.

1327~30년에 주조는 1329년 교황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에크하르트를 변호했다는 이유와 그가 제시한 교리상의 이유로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어떤 학자들은 주조가 1334(또는 1348)년경에 에크하르트의 사면을 얻어낼 목적으로 〈영원한 지혜〉의 라틴어 번역서인 〈지혜의 시계 Horologium sapientie〉를 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지혜의 시계〉가 〈영원한 지혜〉보다 먼저 씌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뒤 주조는 특히 스위스 라인 강 상류에서 유명한 설교자가 되었고, 콘스탄츠에서 하느님의 친우회 수도원장을 맡았으나(1343~44), 독일 왕 루트비히 4세에 의해 스위스 디센호펜으로 추방당했다. 1347년경 울름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주조는 곤궁·박해·중상모략으로 심한 상처를 받았다. 그는 183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에 의해 복자로 시복되었는데, 전통적인 축일은 3월 15일이다. 〈영원한 지혜〉·〈진리〉는 J. M. 클라크가 번역했으며(1953), 그에 관한 책으로는 C. 그뢰버의 〈신비주의자 하인리히 주조 Der Mystiker Heinrich Seuse〉(1941), M. 캐서린 수녀의 〈성인이자 시인인 주조에 관한 연구 Henry Suso：Saint and Poet, a Study〉(1947)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