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다음백과

정당의 유형

다른 표기 언어

개요

정당은 크게 간부정당(cadre party)과 대중정당(mass-based party)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 두 형태는 많은 나라에 공존하고 있다.

특히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정당이 보수주의 및 자유주의 정당과 나란히 출현한 유럽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다수의 정당은 어느 한 유형으로 분명하게 구별할 수 없으며, 양자의 특징을 약간씩 공유하고 있다.

간부정당

간부정당은 정치적으로 엘리트 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정당이며, 유럽과 미국에서 19세기에 발전했다.

미국의 몇몇 주와 1848년 이후의 프랑스, 1871년 이후의 독일 제국을 제외한다면 이당시의 참정권은 납세자와 지주에게만 허용되었다. 본질적으로 국민의 극히 일부만이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방관자로 남아 있었다. 19세기의 간부정당은 귀족계급과 부르주아 계급의 근본적인 대립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귀족계급은 지주로 구성되고 농촌의 영유지(領有地)를 기반으로 세력을 구축했으며, 부르주아 계급은 상업가·상인·은행가·금융업자·전문직종인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도시의 사무원과 노동자들을 지지기반으로 삼았다.

이 두 계급은 모두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발전시켰다.

부르주아 계급의 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는 17세기 영국 혁명 무렵부터 시작되어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되었다. 이 이데올로기는 귀족계급의 특권을 타파하고 봉건제와 중상주의 정책이 부과하는 경제적 제한을 제거하기 위해 형식적인 법률상의 평등을 열렬히 주장했으나 현실의 불공정성을 묵인함으로써 부르주아 계급의 이해(利害)를 반영했다.

보수주의적 이데올로기는 귀족계급의 이해에 밀착되어 있었으므로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보수주의적 감정이 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통사람들에게 인식됨으로써 그 이데올로기가 사람들 사이에 파고들었다. 위계적 사회구조와 권위적인 성직자들을 기반으로 한 가톨릭 국가에서는 성직자 단체들이 대체로 보수주의적 정당을 형성했다.

보수주의 정당과 자유주의 정당은 19세기의 유럽 정계(政界)를 지배했다.

사회적·경제적 대변혁기 동안 발전을 거듭한 이 두 정당은 선거와 의회활동을 통해 권력을 행사했다. 일단 권력을 잡은 정당 지도자들은 군대와 경찰을 모두 활용했지만 정당 그 자체가 폭력조직은 아니었다. 정당의 지방조직은 선거 때 입후보자들에게 도덕적·재정적 지원을 확보해주고, 선출된 공직자와 선거민의 일상적 접촉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힘썼으며, 중앙조직은 선출된 자당(自黨) 소속 의원들을 하나로 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당의 지방위원회는 기본적인 자율성을 갖고 있었으며, 각 의원들에게는 광범위한 독립성이 주어졌다.

영국은 오랜 시간을 두고 의회제를 확립해왔으므로 표결에 의한 당규(黨規) 설정방식을 채택할 수 있었지만, 유럽 대륙의 정당들은 대부분 영국의 그러한 정당체제를 그대로 모방할 수 없었다. 19세기에 미국에서 등장한 최초의 정당은 유럽의 간부정당과 비슷한 형태를 띠었다. 다만 정당간의 대립이 심하지 않았고, 이데올로기적 색채가 적었을 뿐이었다. 미국에서 보수주의정당 대(對) 자유주의정당의 대결은 독립전쟁(1775~81)과 남북전쟁(1861~65)의 형태로 표출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처음부터 개인적 자유와 평등에 기초하여 이룩된 부르주아적 사회체제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연방주의자와 반연방주의자, 공화주의자와 민주주의자와 같은 정당간의 대립은 있었지만 이것은 모두 자유주의적 사상을 반영한 것으로서 근본적으로 같은 이데올로기, 같은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단지 그들의 신념을 실현하는 수단이 달랐을 뿐이었다.

정당의 구조라는 점에서 볼 때도 미국의 정당은 유럽의 정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당은 지방의 명망가들로 구성되었으며, 지방조직과 중앙조직과의 연계고리는 유럽의 경우보다 훨씬 약했다. 주(州) 차원에서는 당 조직간의 조정이 어느 정도 유효했지만 전국 수준에서는 이와 같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의 독자적인 정당구조는 남북전쟁 후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지방분권적 경향이 강했던 미국은 한 정당이 선거에서 모든 요직을 차지하면 그 도시나 군(郡)에서 독재에 가까운 체제를 수립할 수 있었다. 시장(市長)·경찰·재무·법원의 관직이 당 정치기구(political machine)의 통제하에 놓였으므로 이 당 정치기구는 간부정당의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지방 당 위원회는 부(富)의 분배를 통제하고 그 통제권을 지속적으로 장악하고자 하는 야심가들로 구성되었으며, 그 야심가들은 시·군·주의 당 정치기구를 통제하는 정치지도자의 통솔을 받았다(폴리티컬 머신). 이 위원회는 각 선거구를 분할하고 해당 선거구장(選擧區長)을 두어 그 선거구에서 표를 확보하기 위해 빈틈없는 주의를 기울였으며,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일거리, 소매상 허가서, 경찰로부터의 면책 등 다양한 미끼를 제시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수표를 획득한 정당은 지방정부·경찰·재판소·재정 등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고, 매춘과 도박 같은 불법을 저질러도 처벌하지 않았으며, 관공서의 계약도 마음대로 체결했다. 이러한 정당기구의 타락도 유럽에서 미국으로 막 이민온 사람들에게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미끼로 직업과 주거를 찾아주어 이로움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시민을 착취했으며 지역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19세기말 당지도자와 당기구의 횡포 및 정당의 폐쇄성 때문에 예비선거제도가 발달하게 되었다.

이 예비선거에서는 당의 공직후보자가 선출되었으며, 이로 인해 당 지도자의 공직후보자 지명권한이 제한되었다. 대부분의 주가 1900~20년 어떤 형태의 것이든 이러한 형태의 예비선거제도를 채택했는데, 이 제도의 목적은 당 위원회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정당을 개방함으로써 당을 보다 민주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위원회가 예비선거에서 후보선출에 대한 우위권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현실화되지 못했다. 간부정당과 대중정당의 중간적인 형태를 띤 새로운 형태의 간부정당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러한 형태의 대표적 정당이 영국의 노동당이다.

이 당은 노동조합과 좌익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그 구조는 지방조직에서 대표자를 지역노동위원회로 보내면, 그 지역노동위원회는 국회에 가서 당을 대표하는 형식이었다. 1918년 이후에는 대륙의 사회주의 정당들을 모델로 하여 직접적인 당원 가입정책을 발전시켰으며, 개별 당원들을 지역선거구에 참여시켰다.

대중정당

대중정당은 간부정당에 비해 당원수가 휠씬 많고 대중을 상대로 정책을 호소한다.

따라서 유력자나 유명인 또는 특수이익단체의 대표자뿐 아니라 입당 의사를 가지고 있는 개별 시민까지도 조직의 대상이 된다. 이런 정당은 지지자가 소수인 경우 잠재적인 대중정당에 불과하지만 역시 대중을 상대로 당원을 모집한다는 점에서 간부정당과는 구별된다.

19세기말 유럽 대륙의 사회주의 정당들은 산업화에 의해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고 참정권 확대에 따라 정치적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한 노동자와 임금생활자들을 교육하고 조직하기 위해, 그리고 가난하지만 수적으로 많은 인적 요소들을 동원하여 선전에 필요한 자금을 정기적으로 모으기 위해 대중에 기반을 둔 정당을 조직했다.

정당들은 입당운동을 벌였고, 당원들은 입회비를 납부했다. 충분한 수의 당원이 확보되면 그 당은 거액의 자금을 관리하고, 주요인사들에게 당의 이념을 전파시키는 강력한 조직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러한 조직은 정확한 당원 명부, 회비를 수금하기 위한 회계부, 지역회합을 주도하고 소집할 비서들, 그리고 수천 개에 달하는 지역당조직을 통합하기 위한 위계질서 등이 필요했다. 집단행동과 집단규율의 전통은 정당조직의 발전과 중앙집권화에 기여했으며, 과두지배체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을 억제하기 위해 당 지도자 선출에 민주주의적인 절차가 채택되었다. 당원들이 당직자(黨職者)를 선출하도록 했으며, 당의 모든 지방 지부들에서 지구당대회와 전국당대회에 파견할 대표가 선출되었고, 그 대회에서 당 지도자 후보와 당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며, 당의 정책이 결정되었다.

이와 같은 형태의 대중정당이 많은 비(非)사회주의 정당에 의해 모방되었으나 대부분 사회주의 정당에서 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기존 사회주의 정당 중에서 처음으로 대중정당 조직을 채택한 선두주자는 공산주의 정당들이었다. 이들은 1924년의 코민테른 결정에 따라 정당의 형태를 소비에트식으로 바꾸었으며,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사람들로 당원 가입자격을 제한하기는 했지만 가능한 한 많은 시민들을 당원으로 하는 대중정당을 형성했다. 이 공산주의 정당은 다른 사회주의 정당과는 달리 구조면에서 '직장세포'라고 하는 새로운 정당조직을 갖고 있었다.

이 직장세포는 공산당조직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독자적 요소로서 회사, 작업장, 상점, 지적(知的) 직업기관 등 같은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당원들 모두를 하나로 결집시켰다. 그결과 당원들은 주거를 기초로 하여 맺어진 경우보다 훨씬 더 강한 연대감을 느꼈으나 이 조직은 당원들이 정치적 문제보다 직업적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표명하게 만들었으며, 그 규모가 작고 조직체 수가 많아서 조직통제에 어려움을 주었다.

공산주의 정당의 또다른 특징은 고도화된 중앙집권적 위계질서로서, 이러한 구조는 '직장세포'라는 정당조직의 통제를 위해 생긴 것이며, 그 통제의 위력에 있어 그 어떤 대중정당보다도 중앙통제가 잘 되고 있다. 또한 공산주의 정당은 이데올로기를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공산주의 정당 이외에 또다른 대중정당으로는 1920, 1930년대의 파시스트 정당들을 들 수 있다.

이 정당들은 최대한 많은 당원들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엘리트주의를 신봉하고 있었다. 당의 구조는 군대의 조직체계와 유사했으며, 제복과 서열, 명령, 행진, 무조건적 복종 등을 강조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출처

다음백과
다음백과 | cp명Daum 전체항목 도서 소개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필진으로 구성. 시의성 이슈에 대한 쉽고 정확한 지식정보를 전달합니다.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Daum백과] 정당의 유형다음백과, Daum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