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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2세와의 투쟁은 인노첸시오의 교황 재위기간과 그 시대의 중요한 특징을 드러낸다. 교황과 추기경들의 정치활동과 그들 개인 및 가문의 운명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교황은 이들의 친척과 성직록을 받은 사람에게만 충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이데올로기적 동기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정치·군사 문제에 인노겐티우스의 가문이 항상 개입했고, 인노첸시오도 이들에게 자주 성직록을 나누어주었다. 그는 조카들이 프리드리히 2세와 투쟁하는 데 든 비용을 갚아 주는 조치를 취했고, 잉글랜드와 동방의 주교구를 사촌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며, 리구리아 아펜니노 산맥 기슭에 유력한 가문 영지를 확충하는 것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주교들과 평신도 영주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친척에게 성직을 나누어주는 정책을 수행하는 데 전임자보다 훨씬 탁월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교황의 당연한 특권으로 인정받게 된 족벌주의의 전형을 확립했다. 그밖에도 습관처럼 지교회의 문제에 조직적으로 간섭했고, 분쟁을 해결하고 대학생들을 돕고 경건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고 가난한 성직자들을 돕기 위해서 교회 직위를 새로 만들었다. 이러한 교황의 직접적인 개입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교황이 실제로 나누어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성직록을 사람들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인노첸시오의 후임교황 알렉산데르 4세는 이러한 관행을 단죄했다.

인노첸시오는 그리스도교 세계의 모든 지역에 관심을 쏟고 간섭하는 가운데 황제와의 투쟁만이 아니라 유럽과 심지어 그 변경지역까지 뒤흔들던 다른 문제도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사는 그리스도교인의 호소를 받아들여 루이 9세에게 십자군 원정을 하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이 원정은 1250년 왕이 감옥에 갇힘으로 인해 극적으로 끝났다.

또한 1245~47년에는 동유럽에서 밀려오는 몽골족을 막아보려고 몽골족의 대(大)칸에게 조반니 카르피니를 대표로 하는 사절을 보냈으며,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에큐메니컬 연합을 준비하기 위해서 동방교회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원). 이 가운데 그가 바라던 대로 성과를 거둔 일은 없었지만, 교회 안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장차 일어날 투쟁을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인노첸시오 4세에 대한 평가는 프리드리히 2세와 벌인 투쟁에 대한 사가들의 견해에 따라 다르다. 프리드리히에게서 현대 평신도 국가의 전조를 보는 사람(야코프 부르크하르트와 헤르만 칸토로비츠)들은 인노첸시오의 보편통치권 주장을 비판했다. 그러나 독일 사가인 그들이 냉정한 판단을 하기란 아직 어려운 일이다. 성직자들은 인노첸시오 4세가 벌인 선교사업, 교회법 학자로서의 뛰어난 자질, 예리하고 개방적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배려한 태도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