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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가비롤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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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진 이븐 가비롤의 〈생명의 샘〉은 아비케브론 또는 아벤케브롤이라는 저자명이 붙은 라틴어 번역본 〈Fons vitae〉만 남아 있다. 살로몬 문크는 1846년 이 책이 이븐 가비롤의 작품임을 밝혀냈다. 이 책은 레온 헤브레오(유다 아브라바넬)와 바루흐 데 스피노자 이외에는 다른 유대 철학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유대 비교 신비주의의 추종자들인 카발라주의자에게 영감을 주었다. 또 개념과 실재를 동일시한다고 해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공격을 받았으나, 이 책은 그리스도교 스콜라주의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플로티노스 등 신플라톤주의작가들 및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형이상학에 기반을 두고 이븐 가비롤은 필론의 로고스(또는 신의 '말씀')와 비슷한 신의 의지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하나의 이론체계를 발전시켰다. 초월적인 신성과 신이 무(창조를 위한 잠재성으로 이해됨)로부터 창조한 우주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해와 햇빛처럼 상호관계하는 신의 창조력 및 신과 함께 하는 창조력의 본질적 통일이다. 물질은 근원 물질인 신성으로부터 직접 흘러나오는데, 이 근원 물질은 '지성적' 실체, 곧 천체를 움직이는 신령이나 천사들까지도 포함하는 모든 실체의 기반이 된다.

스콜라주의의 프란체스코 학파는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였지만, 물질이 아니라 형상(다수가 아니라 하나인 형상)이 창조의 원리라고 본 성 토마스를 비롯한 도미니쿠스 학파는 이를 거부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로티노스에 의하면 물질은 '형상을 갖기를 열망하며' 그래서 신 가까이로 움직여감으로써 천체를 회전하게 한다. 그런 까닭에 가장 높은 천체의 가장 미세한 물질은 가장 강력한 '열망'으로 움직인다. 이 열망은 신에게서 나온 것이면서 신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이고 인간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다(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처럼 '사랑은 태양과 다른 별들을 움직인다'). 그러나 이 메마른 철학 연구가 신플라톤주의자인 이븐 가비롤의 열정적인 탐구를 배반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사랑은'으로 시작하는 한 편의 철학 시는 인간적 관심을 드러낸다. 이 시에서 제자는 철학자이자 시인인 선생에게 세계가 신성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의미가 무엇이냐고(이때의 신성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용어로, 곧 자신의 완전성을 사유할 뿐인 신성이라는 의미로 이해됨) 묻는다. 시인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형상을 지니려는 물질의 열망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다. 나아가 시인은 이 열망은 성서에서 가르치듯이 하늘이 선포한 '영광'을 신에게 돌릴 수 있다고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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