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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다른 표기 언어 analogy , 類比 동의어 유추, 類推, 추론, 推論

요약 원래는 비례적 관계의 닮음을 의미하며, 크기가 다른 두 형태 사이의 닮음 또는 두 양 사이의 닮음을 의미한다. 중세에는 우주, 즉 천체의 대우주 모형이 그 천체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들인 소우주 모형에 재현된다는 차원에서 우주가 일정한 질서를 띤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유비 또는 유추에 의해서 전자로부터 후자에로의 추론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질서를 규정하는 법률상의 의미에서 고안된 자연의 법은 자연세계에서 획득한 질서를 기술하는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법칙에 유비적일 수 있다. 과학적 사유에서 유비는 법칙이나 원리를 제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사회적·정치적 논의에서도 유비는 보다 친숙한 점으로부터 우리가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점을 해명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유비 (analogy)

태양계의 유비 관계를 비유한 러더 포드의 원자 모델 그림

ⓒ Brighterorange / wikipedia | CC의 BY-SA 3.0

원래는 비례적 관계의 닮음을 의미한다.

아마 이것은 크기가 다른 두 형태(예를 들어 3각형들) 사이의 닮음 또는 두 양(量) 사이의 닮음을 의미할 것이다. 이때 알려지지 않은 한 항과 알려진 다른 한 항과의 관계가 이미 알려진 다른 두 항 사이의 관계와 닮았다는 사실로부터 모르는 한 항의 값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2 대 4의 관계와 4 대 x의 관계가 닮았다면 그로부터 X는 8이라는 것이 파악될 수 있다. 그리스 사람들에 의해서 알려진 유비의 또다른 형태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으로서 기능상의 닮음을 추론해내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2가지 종류의 유비형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토피카〉 제1권 17장). 'AB에 대한 관계는 CD에 대한 관계와 같다', 'AB 속에 있듯이 CD 속에 있다'.

플라톤은 기능적 유비를 사용하여 선의 이데아는 마치 태양이 지각의 세계에서 시각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처럼 예지의 세계에서 인식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플라톤 (Platon)

서양의 다양한 학문에 영향력을 가진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사상가

ⓒ Jastrow/wikipedia | CC BY 2.5

여기에서 볼 때 아직 파악되지 않은 하나의 관계가 이미 우리에게 알려진 친숙한 하나에 유비적임을 알 수 있다. 중세에서는 우주, 즉 천체의 대우주 모형이 그 천체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들인 소우주 모형에 재현된다는 차원에서 이 우주가 일정한 질서를 띤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유비(유추)에 의해서 전자로부터 후자에로의 추론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질서를 규정하는 법률상의 의미에서 고안된 자연의 법은 자연세계에서 획득한 질서를 기술하는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법칙에 유비적일 수 있다. 그래서 자연세계가 계층상의 예속의 정도를 보여주듯이,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관계 역시 그러한 예속을 보여주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세계의 존재들 사이의 관계와 인간들 사이의 관계가 서로 병행된다는 사실은 적어도 논변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지, 단순히 우화적인 비유적 예시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세계에 빛을 비춰주는 2개의 발광체가 있고 인간을 지배하는 두 권력자(교황과 황제)가 있을 때, 달의 빛이 태양에서 반사되듯이 황제의 권한은 교황의 권한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했다.

단테는 〈군주론 De mornachia〉(1313경)에서 황제가 교황으로부터 받게 되는 것은 빛이지 권한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논변의 토대가 되는 원리들은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과학적 사유에서 유비나 닮음은 어떤 법칙 혹은 원리를 제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목성의 위성들에 대한 관찰로부터 유추에 의해서 태양계의 근대적 개념이 가능하게 되었듯이 두 체계 속에 있는 요소들의 기능 사이에서 비교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이로부터 과학적 법칙이나 원리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는 인구가 생존의 정도를 넘어서 수적으로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다윈에게 자연도태라는 진화론적 가설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러한 유추의 성과는 검사 가능한 어떤 결과들이든 이 결과들이 이들 유추들로부터 연역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것은 닮음이라는 것이 근본적인 성질인지 아니면 단지 피상적인 성질에 불과한지에 달려 있다. 기능적인 닮음은 성질적인 닮음(가령 색깔과 같은)보다 더 근본적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소형태양계와 같은 원자핵의 모형으로부터 그 핵분열의 과정이 형성되고 붕괴되는 새로운 행성계와 닮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지 못할 것이다.

사회적·정치적 논의에서도 유비들은 보다 친숙한 점으로부터 우리가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점을 해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생물학적 유추 또는 유비로부터 우리는 하나의 사회공동체라는 것이 '유기체적' 관계를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추 또는 유비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 즉 그 공동체의 개개의 구성원들이 각기 그들 자신의 목적과 권리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버리면 잘못 사용되기 쉽다.

유비·유추의 방법을 사용하게 될 때는 언제나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닮음들이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에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이들 사이의 차이점들은 중요하지 않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구분을 확실히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유비나 유추로부터 출발하는 논변들은 다른 것들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 고려사항들로부터 1차적으로 지지받지 못한다면 신뢰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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