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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정치 지도자로 제1·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1652~54, 1665~67) 때 네덜란드를 이끌었고, 국가의 해군력과 상권을 강화했다.

위트는 출생지인 도르드레흐트(도르트) 시의 오래된 섭정가문 출신이었다. 아버지 야코프는 6차례나 시장(市長)을 지낸 인물로 오랫동안 도르드레흐트를 대표하는 홀란트 주의 주의회 의원이었다. 그는 오라녜가(家)의 군주들에 반대하는 공화주의자, 소수 주 권리 옹호파를 열렬히 지지했다. 오라녜가의 군주들은 연방제 원칙을 주장해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는 레이덴에서 교육받았으며, 일찍부터 수학과 법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의 저서 〈Elementa curvarum linearum〉(1650년 이전에 씌어졌으나 1659~61년에 출간됨)은 분석기하학의 으뜸 가는 교재로 꼽혔다. 나중에 그는 수학적 지식을 공화국의 재정·예산 문제에 응용하기도 했다. 1645년 형 코르넬리우스와 함께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영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헤이그에 살면서 변호사로 일했다.

1650년 도르드레흐트 자치시 대표로 임명되어 홀란트 주 의회에서 도르드레흐트 대표단의 지도자가 되었다.

같은 해 홀란트 의회에서는 군대해산 문제를 놓고 여러 주들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라녜가의 젊은 군주 빌렘 2세는 의회와 군대의 지원을 받아 5명의 주 권리 옹호파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그들을 루베스테인 성에 감금했다. 이들 가운데는 야코프 드 위트도 있었다. 반대파에 대한 탄압이 가해지던 때 갑작스런 빌렘의 죽음은 반동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후손으로는 뒤에 빌렘 3세가 되는 유복자뿐이었다.

야코프 드 위트가 표방한 원칙이 승리를 거둠으로써 홀란트 주는 네덜란드 공화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되었다.

위트가 출세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은 바로 아버지의 영향력 때문이었으나, 그 자신도 뛰어난 웅변술과 명민함, 그리고 업무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를 인정받아 1653년 7월 23일 28세의 나이로 홀란트의 총리가 되었다. 1658, 1663, 1668년에 재선되었으며 죽기 바로 전인 1672년까지 재임했다.

1653년 그는 홀란트가 영국과의 전쟁으로 파멸 직전에 와 있음을 깨닫고 평화를 정착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는 크롬웰의 영국-홀란트 통합안을 거부했으나, 1654년 웨스트민스터 조약을 체결해 많은 양보를 함과 동시에 네덜란드 선박이 영국 선박을 만났을 때는 기(旗)를 내리는 것에 동의했다. 이 조약에는 비밀조항이 삽입되어 있었는데 전국회의(스타텐헤네랄)는 이의 승인을 거부했으나, 위트는 홀란트 의회를 설득해 동의를 이끌어냈고 이에 따라 홀란트의 각 지방들은 총독이나 총사령관을 선출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이 격리법(Act of Seclusion)은 오라녜가의 어린 군주를 겨냥해서 만들어졌는데, 이는 오라녜 공이 스튜어트 왕가와 긴밀한 관계를 가짐으로써 크롬웰의 의심을 샀기 때문이었다.

1654년의 조약 체결 이후 위트의 정책은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국가의 재정 상태를 회복시키고 동인도에서의 상업 주도권을 확대했다. 1658~59년에는 스웨덴에 대항하는 덴마크를 원조했고, 1662년에는 포르투갈과 유리한 조약을 체결했다. 찰스 2세가 영국 왕위에 오르자 격리법은 폐지되었다.

그러나 위트는 오라녜 공이 총독이나 총사령관에 임명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영국 정부와 네덜란드 정부 사이에 적대 감정이 생겼으며, 나아가 오랫동안 쌓인 불만들이 다시 제기되어 마침내 1665년 전쟁이 터졌다. 위트 자신이 함대를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현상 유지를 내용으로 하는 네덜란드에 대단히 명예로운 브레다 조약(1667. 7. 31)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가 및 외교관으로서의 그의 노력과 로이테르 장군의 탁월한 선박 조종술 덕분이었다. 1667년 그는 홀란트의 공화주의적 통치를 위한 영구적인 칙령을 선언했다.

그의 외교 수완의 빛나는 성과는 네덜란드 공화국, 영국, 스웨덴 사이의 3국동맹(1668. 1. 17)을 체결한 것이었다. 이 동맹으로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그의 아내이자 스페인 왕녀인 마리 테레즈의 이름으로 스페인령 네덜란드 지역을 장악하려던 의도를 저지당했다.

1672년 루이 14세는 갑자기 전쟁을 선포하고 용맹스런 군대를 이끌고 네덜란드를 침공했다.

국민들은 빌렘 3세가 국가수반이 될 것을 요구했으며 위트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그의 형 코르넬리우스가 빌렘에 대해 음모를 꾸민 혐의로 7월 24일 체포되었다. 8월 4일 위트도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코르넬리우스는 심한 고문을 받은 뒤 8월 19일 관직박탈과 추방령을 선고받았다. 그의 형이 헤이그에 있는 그를 찾아왔을 때 이 소문을 들은 군중이 모여들어 집을 부수고 들어가 두 형제를 사로잡아 찢어 죽였다.

이렇게 해서 당대에, 그리고 네덜란드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가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