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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4년 토리 내각을 이끌었다.

가문의 전통이나 교육과정을 볼 때는 휘그파이며 비국교파에 속했으나 점차 정견을 바꾸어 토리당과 영국성공회파의 지도자로 변모했다. 장로파 집안 출신으로 1688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해서 몇 년 만에 폴 폴리와 함께 국왕 윌리엄 3세의 정부에 반대하는 휘그당과 온건 토리당원의 제휴관계를 이끌었다. 그는 레이스웨이크 평화조약(1697)이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윌리엄이 원하는 것보다 더 작은 규모의 군대를 요구했으며, 왕실의 금품살포에 대한 공격과 예산 삭감을 주장해 왕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1701~05년 하원의장, 1704~08년에는 국무장관으로 활약했다. 이 기간에 말버러 공작 1세 존 처칠, 재무장관 시드니 고돌핀과 나란히 앤 여왕(1702~14 재위)의 정부를 이끌어나갔으며, 프랑스와의 싸움(스페인 왕위계승전쟁 : 1701~14)을 주도했다.

그는 여왕의 총애를 받았지만 반(反)휘그 성향으로 인해 자신의 두 동료와 충돌을 빚었고 이들 때문에 1708년 2월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뒤로 토리당과 손을 잡았지만 요직은 휘그파가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사촌이자 협력자인 레이디 아비게일 매섬이 점차 여왕과 친밀해지는 것에 힘입어 영향력 있는 인물로 남아 있었다. 1710년 휘그파가 주도하는 전쟁과 사셰버럴 사건의 처리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으로 인해 앤 여왕은 고돌핀을 해임하고 그를 토리 내각의 수반격인 재무장관 자리에 앉혔다. 그는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했지만 그의 새 내각은 그가 원하던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토리 성향이었다.

이때가 그의 생애 최고의 전성기였다. 그의 목숨을 노린 프랑스의 첩자 마르키 드 기스카르로부터 습격받은 일이 있었는데 범인은 체포되어 추밀원 회의에서 심문을 받았다. 피습 후에 옥스퍼드 백작작위를 받고 재무장관이 되었으며 1711년 가터 훈장을 받았다. 사우스시사(社) 주식에 지고 있는 가장 절박한 국채를 갚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1711) 위트레흐트 평화조약을 납득할 만한 조건으로 타결지음으로써(1713) 2가지 중대한 문제를 처리했지만, 이제 볼링브룩 자작 헨리 세인트 존과 같은 자신의 후원자와 동료가 그에 대항해 음모를 꾸미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처음에 고돌핀이 그랬던 것처럼 권력을 몹시도 탐내던 볼링브룩은 당파와의 동맹결성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비국교파 학교들을 철폐하는 분리법(Schism Act : 1714)을 고위 토리당원들에게 공약으로 내걸었다. 옥스퍼드 자신도 이 비국교파 학교들 중의 한 곳에 다녔다. 하노버 가문의 왕위계승자인 조지가 국교파와 비국교파 모두를 배척했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투쟁은 점점 더 위트레흐트 평화조약의 체결에 열중하게 되었다. 또한 양쪽 다 왕위요구자 제임스 에드워드와 반역여부는 알 수 없지만 수상쩍은 서신왕래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과 에드워드와의 관계는 에드워드가 1714년 자신의 가톨릭 신앙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것을 거절하는 최종선언을 함으로써 끝났다.

친족 등용에 여념이 없던 옥스퍼드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쇠퇴했으나 앤 여왕은 그가 관직에 남아 있기를 고집했고, 결국 그는 앤 여왕이 죽기 5일 전인 1714년 7월 27일까지 자리를 지켰다. 하노버 가문 출신이 왕위에 오름으로써 그는 권력에서 영원히 추방되어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1715). 그에 대한 탄핵은 상·하원의 견해 차이와 휘그파들 사이의 견해 차이로 인해 1717년 무효가 되었으나 의회정치와 재커바이트(제임스 2세 지지파) 음모에 있어서 더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대규모의 도서관을 짓고 필사본을 수집했는데 이것들을 옥스퍼드 백작 2세가 확장해놓았다. 필사본들은 1753년 정부가 사들여 대영박물관의 할레이언관을 만들었다. 그의 생애에 관한 자세한 저작으로는 O. B. 밀러의 〈옥스퍼드 백작 로버트 할리 Robert Harley, Earl of Oxford〉(1925)와 A. 매킨의 〈로버트 할리 Robert Harley〉(1970)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