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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제도의 원형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 두었던 심판관에서 찾을 수 있는데, 현재의 명예영사와 흡사했다. 그러나 본격적 의미에서의 영사의 시작은 중세의 십자군시대에 이탈리아의 상업도시가 중동의 지중해 연안에 설립했던 거류지역에 임명한 행정장관이다. 이들은 12세기경부터 영사로 불리게 되었으며, 이 제도가 서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도 채용되었다.

당시의 영사는 매우 광범위한 권한과 상당히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거류지역의 행정장관이자 자국민이 관여된 사건의 재판관이었으며, 나아가 오늘날의 외교사절처럼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접수국의 정부와 교섭할 권한이 인정되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국가가 성립되면서 영사의 지위는 격하되었다. 그 이유는 영토주권의 개념이 확립되면서 타국의 공무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정되었으며, 또한 상주외교사절제도가 일반화되면서 종래 영사가 가지고 있었던 외교적 교섭권을 대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7, 18세기에는 영사가 미미한 존재였으며 심지어 사인(私人)인 외국인과 별다른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러 국제무역이 활발해지자 영사의 중요성은 재인식되었으며, 영사의 지위나 특권 등에 대하여 당사국간의 우호통상항해조약 등에서 상세한 규정을 두게 되었다.

영사제도에 관해서는 오늘날 일반조약으로서 국제연합의 국제법위원회가 기초하여 1963년에 채택(1967 발효)한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이 있다. 이에 따르면 ① 영사의 종류에는 위임영사(本務領事·派遣領事라고도 함)와 명예영사(選任領事라고도 함)가 있는데, 전자는 오로지 영사의 임무수행을 위해 본국에서 파견된 자이며, 후자는 흔히 접수국의 유력한 국민을 영사로 위촉한 경우이다(제1조). ② 영사에는 총영사·영사·부영사·영사대리의 4등급이 있다(제9조). ③ 영사의 파견과 접수는 신임 영사가 파견국의 위임장을 제출하면 접수국은 이에 대해 인가장을 교부한다(제11·12조). ④ 영사는 특정의 영사구역에서 임무를 수행한다(제4조). ⑤ 그 임무는 자국민의 보호와 감독에 관한 사항 외에 접수국과 파견국과의 통상·경제상 관계의 발전증진과 우호관계의 촉진, 접수국의 통상·경제상의 사정을 파견국 정부에 보고하거나 이해관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여권 및 사증의 발급, 호적사무, 유언의 증명, 증거조사, 소송서류의 송달 등을 포함한다(제5조). ⑥ 영사는 임무수행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특권·면제가 인정되나, 외교사절에 비하면 제한적이며, 명예영사는 그가 접수국 국민임에 비추어 더욱 축소된다(제28조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