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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수행단계를 52위(位)로 나눌 경우 제41~50위에 해당하지만, 다만 10지만을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지(地)는 '주'라고도 불리며, 10지 이외에 7지나 13지를 설정하는 경전도 있다. 그러나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십지경 Daśabhūmika sūtra〉에 나타나는 체계이다. 이 경에서는 낮은 단계로부터 높은 단계의 차례대로 다음과 같은 10지를 말하고 있다.

곧 ① 보살로서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 깨달음에 이르고 다른 이들을 도우려는 생각에 기쁨으로 충만되어 있는 환희지, ② 계율을 지켜 마음의 때가 없어지는 이구지, ③ 숭고한 진리에 의해 점차 지혜의 빛을 발하게 되는 명지, ④ 선행의 불로써 악한 욕망과 무지를 태워버리는 염지, ⑤ 이제는 선정을 충분히 수행하여 어떤 것에 의해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난승지, ⑥ 수행이 더욱 진척되어 연기에 대하여 통찰하고 열반에 직면한다고 하는 현전지, ⑦ 광대무변한 진리의 세계에 이르러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원행지, ⑧ 번뇌로 어지러워지는 일이 없으며 목적에 사로잡히지 않아 마음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용출되는 부동지, ⑨ 어떤 것에도 거리낌없이 통달 자재한 지혜를 얻어 설법교화가 자유자재하게 되는 선혜지, ⑩ 법신을 완성하여 몸은 허공과 같이 제한이 없게 되고 지혜는 큰 구름처럼 된다는 법운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