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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밀교에서 물이나 그밖의 다른 액체를 수행자에게 뿌리는 정화의식 또는 입문식.
지위의 변화를 뜻한다.
원래, 관정은 고대 인도 왕가의 대관의식(戴冠儀式)에서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제왕이 즉위할 때 사해(四海)에서 길어온 물을 금접시에 담아 군주의 머리에 뿌렸으며, 군주의 법정추정상속인(法定推定相續人)의 서임식(敍任式) 때도 역시 그렇게 했다.
〈화엄경 華嚴經〉 십지품(十地品)에 의하면, 보살이 십지 가운데 제9지에서 제10지 법운지(法雲地)에 들어갈 때 모든 부처가 지혜의 물로써 그의 머리를 씻어주어 법왕(法王)의 직(職)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의식으로 삼으며, 이를 수직관정(受職灌頂)이라고 하였다. 또한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에서는 보살 십지 가운데 제10지를 관정지(灌頂地)라고 하였다.
밀교에서 행하는 관정은 비밀관정(秘密灌頂)이라고 하여 간략히 밀관(密灌)이라고도 하는데, 신비적인 가르침과 의식에 들어가는 초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행위이다.
불교의 여러 종파 가운데 밀교가 특히 관정을 중시하는데, 스승이 여래의 5가지 지혜를 의미하는 5병의 물을 제자의 정수리에 부어주며, 이것은 부처의 지위를 계승함을 알려주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관정을 행하는 종류나 의식은 매우 복잡하지만 주로 인연을 맺는 관정[結緣灌頂], 법을 배우는 관정[學法灌頂], 그리고 법을 전하는 관정[傳法灌頂] 등 3가지가 행해진다.
첫번째 결연관정은 출가승이나 재가불자가 능력의 다소를 막론하고, 부처와 인연을 맺는 관정을 말한다. 관정을 받는 자는 단상에 놓여 있는 여러 불상을 향하여 꽃을 던져 꽃이 떨어진 곳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부처를 인연이 있는 부처라고 생각하여 본존으로 삼는다. 이때 관정자는 불명호(佛名號)를 부르면서 스승에 의하여 병에 있는 물로 3번 머리가 씻겨지며, 인장(印章)과 다라니를 받게 된다.
2번째 학법관정은 가르침을 받는 관정[受明灌頂], 제자가 되는 관정[弟子灌頂], 또는 허가관정[許可灌頂]이라고도 한다. 이 관정의 경우에는 밀교를 배우고자 하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먼저 인물과 때와 장소를 선정하여 작법(作法)을 행한다.
3번째 전법관정은 전교관정(傳敎灌頂), 부법관정(付法灌頂), 또는 아사리관정(阿乍梨灌頂)이라고도 한다.
법에 따라 수행하는 수행자가 스승이나 아사리가 되기 위해 대일여래의 인준을 받는 관정이다. 이와 같은 관정 이외에도 인법관정(印法灌頂)과 사업관정(事業灌頂), 그리고 이심관정(以心灌頂)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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