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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휘자가 사용하는 악보인 모음 악보는 대규모 작품의 각 성부들을 모두 나타내며, 각 성부가 기다란 수직선 아래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모음 악보를 피아노의 음역에 맞게 축소한 악보를 피아노 악보라고 한다.
'스코어'라는 말은 원래 관련된 보표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수직의 스코어 선을 긋는 것에서부터 나왔으나, 관현악곡의 여러 성부뿐 아니라 독주(독창)곡의 한 성부만을 나타내는 경우에도 쓰인다.
모음 악보(full score:관현악용 악보)는 지휘자가 사용하는 악보로 대규모 작품의 각 성부들을 모두 나타내며, 각 성부가 길다란 수직선 아래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관련 악기들은 또다시 굵은 선으로 세부 구획되어 있고, 개별 연주자가 사용하는 파트 악보는 자신이 연주할 악기의 단일 성부만을 나타냄). 따라서 지휘자는 개별 연주자들이 무엇을 연주해야 하는가, 어떤 합주 음향이 나야 하는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휘자에 따라서는 연주에 집중하기 위해 모음 악보를 암기하기도 한다.
모음 악보를 피아노의 음역에 맞게 축소시킨 악보를 피아노 악보(piano score)라 부른다. 이것은 원래 모음 악보가 복잡한 곡인 경우에 특히 많이 사용하는데, 흔히 2개의 피아노 성부로 나뉜다.
성악 악보(vocal score)는 오페라나 오라토리오 같은 대규모 곡을 연습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관현악 부분은 피아노곡으로 축소시키고 성악 성부는 피아노 성부 위에 그대로 남겨둔다. 한편 모음 악보의 경우에 성부들의 표준적 배치는 맨 위부터 목관, 금관, 타악기, 하프 및 건반악기, 현악기의 순이다. 협주곡과 같이 독주악기가 포함될 때는 현악기 바로 위에 놓는 것이 보통이다. 성악곡에서의 표준적인 배열은 위에서부터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의 순으로, 4성부 성악곡의 악보 겉표지에 대문자로 'SATB'라고 적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모음 악보로 곡을 기록하던 관습은 이미 중세 초기 다성음악 악파부터 시작했지만, 13~16세기에 이러한 관습은 쇠퇴하여 13세기초 콰이어북(choirbook)으로 대체되었다. 콰이어북은 대형 필사본으로 소프라노와 알토 성부가 대개 서로 마주보면서 위쪽 양면에 각기 놓이고, 테너와 베이스 성부는 아래쪽의 양면에 걸쳐 길게 놓였다(빠른 가사에 의해 움직이는 윗 성부들은 적은 가사로 느리게 움직이는 아래 성부들에 비해 자리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성부들을 배열하면 종이를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음). 콰이어북은 가운데 하나를 놓고서 합창단원 전체가 빙 둘러서서 보았다(합창). 15, 16세기에 들어서는 성악 및 기악 음악의 성부들을 한 성부씩 개별적으로 적은 파트 악보(partbook)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편 당시의 마드리갈(madrigal:여러 성부로 된 이탈리아의 세속적인 노래) 악보는 가수들이 네모난 탁자에 빙 둘러앉아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각 성부들을 한 종이 위에 서로 거꾸로 보이도록 적기도 했다. 근대적인 형태의 모음 악보는 전성부에 걸쳐 세로줄이 수직으로 그어져 있는 것으로, 16세기 이탈리아의 치프리아노 데 로레의 마드리갈과 조반니 가브리엘리의 관현악곡에서 처음 나타났다(가창).
연주자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갖추려면 관현악으로 된 모음 악보를 피아노 악보로 옮겨놓지 않고서도 그대로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연주자가 모음 악보를 제대로 읽으려면 화성이나 선율, 대위법과 같은 모든 중요한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관현악 전체를 적당하게 피아노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연주자는 또한 알토·테너·소프라노·베이스의 음자리표들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실제 소리와 달리 기보된 목관·금관 악기들의 성부를 위치옮김(transposition)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있는 청자의 경우 관현악 작품이나 합창곡을 모음 악보로 따라 읽으면 보다 쉽게 곡의 전체적 설계를 파악할 수 있고, 관현악의 효과를 이루는 부분적 요소들을 그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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