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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리프 공화국(1921~26)까지 세웠으나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는 능숙한 전략가이자 뛰어난 조직가로서 해방 운동을 이끌어 마그리브 지역(아프리카 북서부)의 영웅이 되었다. 호치민으로부터 무장 독립 투쟁의 '선구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나 군사적·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유럽 세력에게 패했다.

엘 크림은 베르베르족의 일파인 바누 우리아겔족의 유력 가문에서 태어나 전통적인 이슬람식 교육뿐만 아니라 스페인식 교육도 받았다. 원주민 관리국의 사무관으로 일했고 1915년 멜리야 지역의 '카디 알 쿠다트'(이슬람의 최고재판관)가 되었다. 그는 재판관으로 있으면서 스페인-아랍 학교의 교사로도 일하는 한편 〈텔레그라마 델 리프 El Telegrama del Rif〉지의 편집을 맡기도 했다.

스페인의 보호령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스페인 식민 통치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스페인의 정책에 반대하다 투옥당했다. 1918년 탈출해 다시 멜리야 지역의 이슬람 최고 재판관이 되었으나 1919년 자리에서 물러나 아지르로 돌아왔다. 이후 동생의 도움을 받아 부족 차원의 저항 운동을 조직해 외국 세력의 모로코 지배에 항거했다. 그의 동생은 뒷날 그가 가장 신임하는 조언자이자 리프 공화국 군대의 사령관이 되었다.

1921년 7월 아누알에서 그는 스페인군을 무찌르고 멜리야 인근 지역으로까지 추적해들어갔다. 이때 리프 공화국을 건국하고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부족간의 경쟁을 극복하고 전통적인 베르베르족의 제도를 기본으로 한 중앙 집권적인 정부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1924년 또 한번 스페인군을 무찔렀으며 1925년에는 와르가 계곡에 있는 자신의 보급 기지를 점령한 프랑스군에 대해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고대 도시인 페스에 이르렀다.

아브드 엘 크림의 군사적 성공이 북아프리카의 식민지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 프랑스와 스페인은 마드리드에서 회의를 열어 공동 행동을 취하기로 결의했다. 스페인군이 아지르 근처의 알루세이마스에 상륙했으며, 필리프 페탱 장군이 이끄는 16만 명의 프랑스군은 남쪽으로부터 공격해들어왔다. 엘 크림은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위치에 있는 25만 명에 이르는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맞아 1926년 5월 27일 항복하고 인도양에 있는 레위니옹 섬으로 망명을 떠났다.

1947년 프랑스에서 살아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그는 레위니옹을 떠나 프랑스로 가던 중 이집트 정부로부터 정치적 망명처를 제공받았다. 5년간 그는 카이로에 있는 서부 아랍 해방 위원회(마그리브국으로 부르기도 함)의 의장으로 일했다. 모로코가 독립을 되찾은 뒤 모로코 국왕 무하마드 5세가 그를 불렀으나 프랑스 군대가 북아프리카 땅에 있는 한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아브드 엘 크림에 대해서는 데이비드 S. 울먼의 〈리프의 반란자：아브드 엘 크림과 리프 반란 Rebels in the Rif：Abd el Krim and the Rif Rebellion〉(1968)과 뤼페르 퓌르노의 〈아브델 크림：리프의 에미르 Abdel Krim：Emir of the Rif〉(196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