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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장식은 건축물의 기능에 따라 그 구성이 다르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가구식 건축은 그 바닥·천장·벽이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주택의 실내공간이 모든 건축물의 기본이라 할 수 있으므로 주택의 실내장식을 살펴보려고 한다. 전통주택은 여성공간인 안채, 남성 공간인 사랑채,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 노비의 공간인 행랑채, 필요에 따라 건립된 별당 등 여러 채의 건물들이 독립적으로 건립되거나 안채와 사랑채가 연속으로 건립되기도 한다.
안채는 안주인과 며느리·딸·노모 등 여성의 생활공간으로 주택의 안쪽에 위치하며, 안방·대청·윗방·건넌방·누마루·부엌 등으로 구성된다.
① 안방 : 안주인의 생활공간으로서 낮에는 거처실이 되고 밤에는 침실로 사용한다. 이 방에는 직계존속의 남성 이외에는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되는 가장 은밀한 곳이다. 바닥은 구들 고래를 덮은 구들장 위를 진흙으로 두텁게 바르고, 그 위에 초배지를 여러 겹으로 바른 다음 장판지를 발라 마감한다.
장판지는 콩기름과 들기름을 먹여 내구성을 높이고, 깨끗한 면을 이루도록 한다. 4면 벽에는 초배지를 몇 겹 바른 뒤에 벽지로 마감하는데 유득공의 〈경도잡지〉에 의하면 전주산 간장지, 남원산 선지, 영변산 백로지, 평강산 설화지 등이 유명했다고 하며, 천장은 휴지로 초배를 하고 중배지로 두꺼운 종이를 바르고 정배지로 청색·오색·녹색 등 색깔 있는 종이를 골라 바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마감은 방으로서의 바닥·벽·천장의 기본적인 마감이 된다.
아랫목은 안주인의 자리로서 보료를 깔고 장침과 사방침을 놓고, 안석을 다락문 쪽 벽에 기대어 놓아 안주인의 등과 허리를 받쳐주도록 했다. 보료 밑에 가끔 둘레가 낮은 살평상을 놓고 그 위에 보료를 깔기도 하는데, 이는 온돌의 뜨거운 열기로 인하여 보료가 눋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보료 앞쪽에는 방석들을 놓아 손님들이 방문했을 경우에 앉도록 했으며, 겨울에는 화로를 보료 앞에 놓았다. 안마당 쪽에 있는 쌍창이나 옆마당 쪽에 있는 창 아래 또는 벽 아래쪽에는 쌍문갑을 놓는다. 그러나 문갑은 본래 남성용 가구로 안방에는 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안방에 놓는 쌍갑문은 나전칠기·화각으로 된 화려한 것을 놓는다. 문갑 위에는 등촉대를 놓아 밤에 조명으로 사용했는데 초는 귀하여 상류계층에서나 사용하고 대개는 기름등잔대를 사용했으며, 좌등을 창가에 놓기도 했다.
벽 쪽으로는 반닫이 또는 가께수리를 놓고 이 위에 거울이 있는 좌경을 얹어놓았는데, 촛대나 등잔대가 문갑 위에 없을 때에는 좌경을 얹어놓았다.
벽에는 빗접고비를 걸어 빗 등을 보관하고 화장할 때 사용했다. 다락벽 쪽으로는 병풍을 쳤는데 곽분양의 〈행락도〉를 그린 병풍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화조도와 같이 장식성이 높은 화려한 병풍들이 사용되었다. 밤에는 머리맡 쪽으로 2폭의 머릿병풍을 쳐서 방안을 아늑하게 했다. 방의 윗목 좌우에는 사방탁자를 놓고 탁자 위에는 서책이나 모과와 같이 향기가 있고 빛깔이 좋은 과실을 자기에 담아 얹어두었다.
창에는 외풍을 막기 위하여 무렴자(무면자 또는 몰면자)를 치는데 창 밖에 있는 쌍창을 닫고 그 위에 치는 것이 원칙이다. 벽에도 외풍을 막기 위해 방장(房帳)을 치는데 이것은 장식적인 경향이 크다. 또 천장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한기(寒氣)를 막기 위하여 앙장(仰帳)을 치기도 한다. 한편 여름철에는 창, 대청 쪽, 분합문 쪽에 발을 쳐 통풍이 잘 되면서도 바깥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했다.
② 윗방 : 바닥·벽·천장은 안방과 같이 마감한다. 안방의 위쪽에 붙여 지은 방으로 안방과는 사잇장지로 연결된다. 이 방의 윗벽을 등지고 장과 농을 놓으며 의류들을 정리하여 수납한다. 장은 2층장과 3층장이 일반적이고 때로는 4층장도 사용한다.
농은 2개의 궤를 포개어놓은 것으로 2층이 된다. 장과 농 위에는 함과 궤를 얹어두는데, 함은 바느질함(반짇함)과 색함 등을 말한다. 함은 대나무로 만든 채상(彩箱)과 유상(柳箱) 등이 있고, 궤는 옷을 넣는 의궤가 있다. 안방 사이의 사잇장지는 평상시에 열어두어 아랫목에서 웃방의 벽에 있는 가구들을 부담없이 보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③ 대청 : 안방과 건넌방의 사이에 위치하는 것으로 안방과 건넌방을 출입할 때 통과하는 전실로서의 기능을 갖는데 여름철에는 안채 안주인의 거처가 되며, 가족이 모이는 장소로도 이용된다.
바닥은 우물마루로 마감하고, 벽은 회반죽으로 마감하며, 천장은 서까래가 노출되는 연등천장으로서 서까래 사이는 회반죽으로 마감한다. 특히 대들보·종보·동자기둥·대공 등의 짜임새가 노출되어 가구미가 돋보인다. 대청의 뒷마당 쪽 양벽 모퉁이에는 사방탁자와 뒤주를 놓고, 뒤주 위에 크고 작은 항아리들을 놓아 마른반찬이나 음식물을 보관했다.
대가(大家)에서는 반빗간이나 찬방에 뒤주를 두기도 한다. 여름철에는 바닥에 화문석과 같이 무늬와 색깔이 있는 돗자리를 깔고, 안마당 쪽으로 발을 늘어뜨려 밖에서 안이 들여다 보이면서도 퉁풍이 원활하도록 했다. 때로는 살평상을 들여놓고 밤에 잠자리로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대들보 위나 안마당 쪽 기둥 사이 높이에 선반을 매어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즉 제사 때 사용하는 병풍 등을 얹어두었다.
④ 건넌방 : 대청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마주하는 곳에 자리하는 방으로 경상도지방에서는 상방이라 부른다.
이 방은 며느리 방인데, 안방물림을 하게 되면 장성한 며느리가 안방으로 가 안주인이 되고 노모는 건넌방으로 옮겨간다. 바닥은 장판지로, 벽은 벽지로, 천장은 천장지로 마감한다. 윗목 쪽 긴 벽을 등지고 장롱들을 놓고 그 위에 색실함이나 반짇고리 등을 얹어둔다.
⑤ 부엌 : 음식을 장만하는 곳으로 안방과 연이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가에서는 반빗간이 따로 건립되어 부엌에서의 기능을 전담한다. 바닥은 흙으로 마감하고 벽은 회반죽으로 마감하며, 천장은 서까래가 노출되는 연등천장일 때 서까래 사이를 회로 마감하나 다락이 있을 때에는 다락의 마룻바닥 뒷면이 천장이 된다. 안방 쪽 벽 아래에 부뚜막이 만들어지고 크고 작은 솥들이 3~4개 걸린다. 부뚜막 반대쪽 벽면을 등지고 식탁과 찬장 등이 있는데 식탁에는 그릇을, 찬장에는 음식물을 보관했다.
벽에 못을 박고 소반들을 걸어둔다. 그러나 찬방 또는 찬광이 있을 때에는 이 공간에 이러한 것들을 보관한다. 또한 반빗간이 있는 대가에서는 반빗간에 이들 가구들을 비치한다. 지방의 대농가 부엌에는 밥청이 따로 있어서 아랫사람들이 이 밥청에서 식사를 했다.
사랑채는 남자들의 생활공간으로 주택의 바깥쪽에 위치하며, 사랑방·침방·대청·누마루 등으로 구성된다.
① 사랑방 : 주인의 일상거처실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서고에서 가져온 서책을 본다. 바닥은 안방과 같이 장판지로 마감하고, 벽과 천장도 안방처럼 마감하지만 색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청색 계통의 색을 주로 사용한다. 가끔 천장을 우물천장으로 하여 천장지를 바르는 경우도 있다. 아랫목은 주인의 자리로 보료를 깔고, 장침과 사방침을 보료의 좌우에 놓고 안석을 다락벽에 기대놓는다.
보료 뒤쪽으로 병풍을 둘러치기도 한다. 보료 앞에는 연상·담배함·재떨이를 놓고 때로는 경상이나 서안을 놓아 서책을 볼 때 사용하기도 했다.
창 아래에는 쌍문갑을 놓으며, 문갑 위에는 등촉대나 필가 등을 놓아둔다. 문갑의 반대쪽 벽 아래에는 가께수리를 놓고 중요한 물품을 보관했다. 좌등은 방구석에 놓았다. 윗목 좌우에는 사방탁자를 놓고 모과·석류와 같이 향기나 색깔이 아름다운 과실들을 얹어두거나 서고에서 가져온 서책들을 쌓아둔다.
벽에는 서간을 보관하는 서간고비를 걸어두었다. 때로 다기장을 놓아 차와 차그릇, 과일 등을 보관한다. 겨울에는 벽에 방장을 치고 창에 몰면자(무렴자)를 치는데 이는 창 밖 덧창 위에 치는 것이 원칙이다. 천장에는 앙장을 쳐 위에서 내려오는 한기를 막았다.
② 침방 : 주인의 일상 침실로 대개 1칸 정도의 작은 온돌방이며 바닥·벽·천장은 사랑방과 같이 마감하고, 실내가구는 문갑을 창 아래에 놓고 문갑 위에 등촉대·망건꽂이 등을 놓아둔다.
여유가 있을 때에는 의걸이장을 놓아 도포 등을 보관하고 장 위에는 관모함·문서함 등을 얹어둔다. 여름에는 살평상을 들여놓고 죽부인을 놓아두며, 겨울에는 사랑에서와 같이 방장·몰면자·앙장을 치고 병풍을 둘러 찬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③ 대청 : 사랑방을 드나들 때 통과하는 전실로서의 기능과 여름철 주인의 거처실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바닥은 우물마루이고 천장은 연등천장이다. 뒷마당 쪽 좌우 모서리에는 사방탁자를 놓고, 여름철에는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발을 쳐서 시선을 차단하면서 통풍이 잘 이루어지도록 했다. 또한 살평상을 들여놓아 취침을 하기도 한다.
④ 누마루 : 대청 옆에 붙어 있는 것으로 바닥이 대청보다 한결 높은 우물마루로서 주로 여름철 거처공간이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손님을 맞이하여 담소하는 곳이며, 목침을 마련하여 낮잠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⑤ 책방·서고 : 사랑채에 있는 방으로 책을 보관하는 곳이다. 대가에서는 별채로 지어 책만을 보관하거나 책도 보관하고 또 온돌방을 들여 서책을 보며 은밀히 손님을 맞기도 한다. 이곳에는 책궤를 쌓아두거나 서장을 두는데, 오동나무서장이 일품이다.
⑥ 산정사랑 : 뒷동산에 건립한 정자로서 주인의 가장 은밀한 공간이며,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서(書)·화(畵)·금(琴)·기(棋)의 사우(四友)라 하여 각종 서화·가야금·바둑 등을 비치했다.
사당은 조상의 신위를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북벽 앞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오면서 고조고비·증조고비·조고비·고비 등 4개의 감을 설치한 다음 감 밖으로 휘장을 늘이고 각 위마다 탁자를 놓았으며, 최존위 앞에 향탁을 놓되 향로는 서쪽에, 향합은 동쪽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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