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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에 발생한 신소설의 내용은 봉건제도의 비판, 신문화·신교육 사상, 자유연애 등의 계몽의식을 드러낸 것이 대부분이다. 이를 중요한 작가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인직은 신소설 대표작가로 1906년 〈혈의 누〉를 발표해 신소설 장르를 개척했다. 〈혈의 누〉는 청일전쟁중 부모를 잃은 옥련이 일본인 군의관의 도움으로 유학가는 이야기이며, 봉건제도를 비판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이 문명개화라고 주장한다. 처첩간의 갈등을 다룬 〈귀의 성〉은 고대 가정소설 유형을 답습하고 있으나 양반계층의 횡포를 잘 드러냈고, 〈은세계〉는 반봉건적인 측면에서 이인직 소설의 정점에 놓인다. 평민층 최병도가 봉건지배층의 수탈에 항거하여 끝내 희생당하지만, 이를 통해 무너질 수밖에 없는 봉건제도의 모순을 드러냈다. 이해조는 이인직과 함께 신소설 2대 작가로 〈빈상설〉(1907)·〈구마검〉(1908)·〈홍도화〉(1908)·〈자유종〉(1910) 등을 발표했다. 〈빈상설〉은 〈귀의 성〉과 마찬가지로 처첩간의 갈등을 다루었고, 〈구마검〉과 〈홍도화〉는 혼인제도 개혁, 미신타파 등의 계몽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어느 부인의 생일 잔치에 모인 부인들이 여권신장과 풍속개량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의 〈자유종〉은 신소설 중 '토론소설'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었다. 이외에 번안이기는 하지만 구연학의 〈설중매〉(1908)는 독립협회를 근거지로 한 개화파의 활동을 그려냈고, 안국선의 〈금수회의록〉(1908)은 우화형식의 토론소설로 봉건관료의 부패와 제국주의의 만행을 폭로했다. 한일합병 이후에 나온 최찬식의 〈추월색〉(1912)·〈안의 성〉(1914), 김교제의 〈현미경〉(1912) 등은 통속적이고 친일적 성격을 보여주어 이전의 신소설이 지닌 이념적 성격은 탈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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