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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명사전 Dictionary of National Biography〉의 초대 편집자이다. 유명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이튼 학교, 런던대학교 킹스 칼리지,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홀에서 공부했다.

1854년 트리니티홀의 펠로로 뽑혔고, 1856년에는 강사가 되었다. 1859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나,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Origin of Species〉(1859) 출간에 따른 논쟁과 관련된 철학 연구 결과 신앙심을 잃게 되었다. 1862년 강사직에서 물러났고 2년 후에는 케임브리지를 떠나 런던으로 갔다. 〈새터데이 리뷰 Saturday Review〉지 기고자인 형 제임스 피츠제임스 스티븐을 통해 문단에 오른 뒤 여러 정기간행물에 기고했다.

1871년에는 조지 스미스가 그를 〈콘힐 매거진 The Cornhill Magazine〉지의 편집장으로 앉혔다. 스티븐은 이 잡지에 문학평론을 썼는데, 그 글들은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 Hours in a Library〉(1874~79)이라는 3권의 연속물로 다시 출간되었다. 스티븐은 장편소설을 진지하게 다룬 최초의 비평가 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의 저서는 아직도 비평사가들의 고려대상으로서 가치가 있다. 스티븐이 편집자로서 용기를 북돋아준 작가 중에는 토머스 하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에드먼드 고세, 헨리 제임스 등이 끼어 있다. 11년 후 〈콘힐 매거진〉지 편집인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러 정기간행물에 계속 기고했다.

최고의 학술서는 〈18세기 영국 사상사 History of English Thought in the Eighteenth Century〉(1876)이다. 철학 연구서 〈영국의 공리주의자 The English Utilitarians〉(1900)는 지금도 유용한 자료로 쓰이지만 그다지 성공하지는 못했다. 합리주의 전통에 철학적으로 기여한 〈윤리학 Science of Ethics〉(1882)은 진화론을 윤리학에 접목시키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스티븐이 남긴 불멸의 유산은 1882~91년에 편집한 〈영국 인명사전〉이다. 그는 먼저 26권을 편집하고 이 사전에 378명의 전기를 직접 썼다. 학문에 대한 이런 공로가 인정되어 1902년에 바스 3등 훈장을 받았고 기타 서훈도 받았다. 〈18세기 영국 문학과 사회 English Literature and Society in the Eighteenth Century〉(1904)는 문학을 사회학의 시각에서 다룬 선구작이다.

수줍음을 잘 타고 과묵했던 스티븐은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의 둘째딸이었던 첫 부인 해리엇 메리언이 1875년에 죽자 더 말이 없어졌다. 1878년 허버트 덕워스의 미망인 줄리아 잭슨과 재혼해 화가 베네사 벨과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를 포함한 네 자녀를 낳았다.

노엘 G. 애넌의 〈레슬리 스티븐：그의 시대와의 관계에서 본 사상과 인물 Leslie Stephen：His Thought and Character in Relation to His Time〉(1952)은 유명한 스티븐 연구서이다. 〈레슬리 스티븐 경의 영묘 Sir Leslie Stephen's Mausoleum〉(1978)는 1895년에 부인 줄리아가 죽은 후 쓴 자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