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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배경과 어린시절

스테판 두샨의 아버지인 스테판 우로슈 3세는 당시 세르비아 군주였던스테판 우로슈 2세 밀루틴의 맏아들이었다.

두샨이 아직 어렸을 때, 세르비아의 해안지방을 맡아서 다스리고 있던 그의 아버지는 스테판 우로슈 2세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다. 밀루틴은 아들을 사로잡아 아들이 왕위 계승 자격을 갖지 못하도록 장님으로 만든 다음, 1314년경 비잔틴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추방했다. 그래서 스테판 두샨은 부모와 함께 몇 년 동안 콘스탄티노플에서 살았다. 왕위에 오를 가능성도 전혀 없이 콘스탄티노플에서 계속된 망명생활은 어린 두샨의 성격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본 교육 이외에 비잔틴 세계의 통치 방식을 배웠는데, 이때 배운 통치 방식은 나중에 그의 길잡이가 되었다.

두샨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화해했으므로 콘스탄티노플에서의 망명생활이 끝나 일가족은 1320년경 세르비아로 돌아왔다.

1321년 밀루틴이 죽은 뒤, 두샨의 아버지는 눈이 기적적으로 나았다고 주장하면서 장님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입증했기 때문에 왕위 계승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는 대다수 귀족의 지지를 얻어 적을 무찌르는 데 성공했고, 1322년초 세르비아 왕이 되었다. 아직 어렸던 두샨은 '젊은 왕'이라고 부르는 후계자 자리에 올랐다.

두샨은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너무 어렸지만 '젊은 왕'으로서 해안지방을 다스렸다.

1326년에 이웃 보스니아의 통치자가 세르비아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훔(헤르체고비나) 지역을 정복했지만 두샨은 이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보스니아군과 싸우면서 값진 군사 경험과 유능한 지휘관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그는 특히 1330년에 벨부지드의 불가리아군과 벌인 대규모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 승리로 세르비아는 불가리아와 비잔틴 황제의 연합 공격이라는 큰 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직후 두샨과 그의 아버지 사이에 불화가 생겨 1330년 가을에 전쟁이 일어났다.

1331년 봄 부자는 평화 조약을 맺었지만, 그 직후에 두샨은 다시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를 왕위에서 몰아냈다.

두샨의 통치는 1331년 9월에 평화롭게 시작되었다. 그는 내전을 치르는 동안 더욱 강력해진 귀족들의 산발적인 반란을 진압했고, 새로 불가리아 황제가 된 이반 알렉산두르의 누이 엘레나와 결혼해(1332) 불가리아와 세르비아의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

불가리아와의 관계는 두샨의 통치가 끝날 때까지 평온했다. 그러나 1334년 그는 비잔틴 제국에 대한 정복전쟁을 시작했으며 1334년 8월 비잔틴 황제인 안드로니쿠스 3세 팔라이올로구스와 평화 조약을 맺어, 세르비아 영토를 오늘날의 유고슬라비아와 그리스 국경 근처까지 넓혔다. 이듬해에는 헝가리인들에게 맞서서 북부 국경을 굳게 지켰다. 두샨은 헝가리가 사베 강과 도나우 강 연안에 있는 요새들의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잘 막았지만, 세르비아를 다스리는 동안 줄곧 북부에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세르비아인과 그리스인의 황제

1341년에 안드로니쿠스 3세가 죽자, 비잔틴 제국은 집안 싸움과 내전으로 또다시 혼란에 빠졌고 두샨은 죽은 황제 휘하의 장군이었던 요한네스 칸타쿠제누스와 동맹을 맺었다.

칸타쿠제누스는 어린 후계자인 요한네스 5세 팔라이올로구스의 섭정들에 대항해 자신이 황제라고 선언했다. 두샨은 비잔틴 황제를 참칭한 칸타쿠제누스를 도왔지만, 그들의 동맹은 1343년에 깨졌고, 그후 두 사람은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그해에 두샨은 혼자 힘으로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의 대부분을 정복했다. 1345년 가을에 완강하게 버티던 도시 세레스를 정복한 뒤, 두샨은 '세르비아인과 그리스인의 황제'를 자칭하기 시작했다. 그는 1346년 4월 정식으로 대관식을 거행하고 황제 자리에 올랐다.

1348년에 비잔틴 제국의 나머지 지역인 에피루스와 테살리아를 정복하자, 그는 사베 강과 도나우 강에서 코린트 만까지, 그리고 아드리아 해와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까지 펼쳐져 있는 방대한 영토의 주인이 되었다. 그의 적들이 워낙 허약했던 것도 두샨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옛 세르비아 지방의 호전적인 귀족들과 게르만 용병들의 무력이 없었다면 그렇게 큰 성공은 결코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두샨은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빼앗은 '루마니아' 땅을 자신의 '제국령'으로 간주했고 세르비아의 옛 영토는 정식으로 그의 아들에게 속하는 '왕국령'이 되었다.

실제로는 그가 두 영토를 모두 직접 다스렸지만 그의 행정 개혁은 대부분 세르비아 영토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대관식 직전에 그는 세르비아 대주교의 지위를 총대주교로 한 단계 올렸다. 동방정교회에서는 총대주교가 없는 나라의 황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비잔틴 제국의 칭호와 계급 제도를 도입했고, 제국의 고위 관직과 지방 관청의 조직 역시 비잔틴 제국의 본보기를 따랐다. 두샨은 또한 법전을 도입하는 것이 황제의 의무라고 생각해 1349년과 1354년에 열린 의회에서 200개 이상의 법령이 포함된 법전을 공포했다.

이 법전은 주로 형법과 계급 관계를 다룬 것이었다(자코닉).

요한네스 6세 칸타쿠제누스가 비잔틴 제국의 어린 황제인 요한네스 5세 팔라이올로구스와 함께 콘스탄티노플의 공동 통치자가 되었을 때부터, 요한네스 6세는 두샨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 특히 요한네스 6세가 1344년과 1352년 두 차례나 세르비아군을 물리친 투르크 용병 부대를 손에 넣은 뒤로는 그 위협이 더욱 심각해졌다.

1350년에 두샨이 보스니아를 공격할 때, 그리스의 여러 도시에 있는 칸타쿠제누스의 지지자들은 군대를 보내어 남쪽에서 그를 공격했기 때문에 그는 헤르체고비나를 되찾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마케도니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두샨은 콘스탄티노플 정복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베네치아 공화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그에게 동정적이었지만 비잔틴 황제들을 직접 공격하자는 그의 제안에는 여전히 무관심했다. 말년에 두샨은 아비뇽의 교황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두샨은 일부 그의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교회의 통합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를 보였는데, 특히 1350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세르비아 황제와 세르비아 총대주교에게 파문 선고를 내린 뒤로는 그런 태도가 더욱 확고해졌다. 세르비아에 있는 그리스 정교회와 가톨릭 교회 성직자들의 반목은 그의 걸림돌이 되었고, 1354년에 헝가리가 세르비아를 공격해 교황 사절의 일을 망쳐놓은 것도 그의 앞길을 방해했다.

헝가리의 세르비아 공격은 실패했고 이 공격으로 교황에게서 투르크와 싸울 십자군 지휘관으로 임명받기를 원했던 두샨의 소망 역시 좌절되었다. 투르크족은 이 무렵 유럽 땅에 발판을 얻어, 발칸 반도의 그리스도교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있었다. 두샨이 1355년 12월에 갑자기 죽어 그의 아들 우로슈가 뒤를 이어 황제가 되었지만, 우로슈는 부왕의 대제국을 유지할 능력이 없었다.

제국의 주변지역은 그 지역을 다스리는 강력한 총독들 밑으로 떨어져 나갔고, 넓은 지역이 투르크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두샨이 죽은 지 불과 15년 만에 세르비아의 영토는 두샨이 정복을 시작하기 전에 원래 갖고 있던 영토보다 더 작아졌다.

평가

두샨은 세르비아인들이 민족 의식에 눈을 뜨고 독립전쟁을 치렀던 19세기에 특히 인기가 높았다.

그당시 '위대한 두샨'은 옛날의 영광과 위대함의 상징이었고, 두샨의 제국을 되찾는 것은 세르비아 정치의 이상적인 목표로 강조되었다. 근대 역사가들은 세르비아 왕국을 발칸 반도에서 지배적인 지위로 끌어올리고 내정 개혁을 이룩한 그의 업적을 강조했다. 비잔틴 제국의 관행과 제도를 세르비아에 이식한 그의 내정 개혁은 행정조직 통합과 중앙 집권화를 목표로 삼고 있었다. 두샨의 업적 가운데 가장 오래 지속된 것은 그의 법전이었다.

두샨의 법전은 중세 세르비아 왕국이 끝날 때까지 계속 사용되었고, 훗날 중세 사회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