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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소품을 가리키는 명칭으로도 쓰인다. 전통적인 밑그림용 스케치는 대체로 전체적인 설계와 구성, 배치 및 전반적인 느낌을 나타내는 데 역점을 둔다. 이런 스케치는 일반적으로 미술가의 작업지침으로 쓰이지만, 때로는 라파엘로나 루벤스같이 많은 조수들을 고용해서 함께 작업하는 공방의 경우에 스승이 조수들의 작업을 지시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기능의 스케치에는 3가지 주된 유형이 있다. 크로키로 알려진 첫번째 유형은 미술가가 보고, 기록해두고 싶은 정경이나 사건을 상기해내기 위해서 그리는 것이다. 2번째 유형은 포샤드로 보통 색을 사용하여 풍경의 분위기와 전체적인 인상을 기록해놓기 위한 것이다. 3번째 유형은 초상화와 관련되어 모델이 될 사람의 순간적인 표정이라든가 머리의 굴곡, 기타 신체적 특징을 표시해두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18세기 이후로 스케치는 전통적인 의미를 거의 능가하는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낭만주의적 태도의 일환인 생생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태도와 더불어 아마추어 미술가의 증가, 자연예찬의 경향, 여행수단의 발달 등으로 스케치는 간단한 매체(펜, 잉크, 연필, 초벌 도료나 수채화용 물감)를 이용하여 시각적 경험을 기록하는 가볍고 즉흥적이며 완성된 그림의 한 양식으로 변화했다. 이와 더불어 이전에 다른 작품을 위해 제작되었던 스케치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예컨대 현대적인 취향에 따라 존 컨스터블의 스케치는 그의 완성작만큼이나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