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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 있어서 성은 문화적·사회적 사상(事象)이다.

생물학적 성과 타고난 성능력, 성적 충동 같은 인간의 성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조차 각 문화에 따라 각각 독특한 변형을 겪었다. 따라서 그 실제의 표출양상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예를 들어 정신분석학에 의하면, 성적 충동과 같이 순수한 본능으로 생각되는 것조차 인간에게 있어서는 생물학적인 본능에 의한 방향 설정이 파괴된 후에 문화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에 반해 유아의 성욕은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다형적 도착'(多形的倒錯)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문화 속의 성'은 말하자면 이 다형적 도착으로서의 성을 남성과 여성의 성으로 구분하고 양성간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방향 설정한 것이다. 이 남녀의 '성차'는 자연적 또는 생물학적인 성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화적·사회적 구분이다. 생물학적으로 남녀의 성은 염색체·생식선·내부생식기관·외부생식기관 등에 의해 결정되나, 생물학적 기준으로 성을 구분하더라도 그러한 성은 이미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영역에 관한 문화적 지식을 이용한 구분이라는 것이다.

염색체에 관한 지식이 없는 사회에서도 생식기관 등에 대한 지식을 성구분의 기준으로 이용하는데, 문화적으로 성을 구별할 때는 그 기준이 매우 다원적·다층적이며 또한 사회적 상호관계 속에서 구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문화 속의 성은 그 성격이 자의적·다원적임에도 불구하고 배타적으로 구분된다. 일상적·경제적 영역에서 남녀를 배타적·상호보완적으로 구분하는 '성별 분업'은 거의 모든 사회에서 볼 수 있는데, 종교적 영역과 다른 사회조직의 영역에 있어서도 성차를 강조하고 대립시키는 경우가 많다. 즉 문화 속의 성은 다양한 사회적 금기와 규제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한 금기는 성인이 된 남성이 가축의 젖을 짜면 안 된다든가(아프리카의 누에르족), 남성의 수렵도구에 여성이 접근하면 사냥감이 잡히지 않는다든가, 여성은 '남성의 집'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든가, 특정한 의식과 종교적 기능에서 남성 또는 여성이 배제되는 것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그중에는 남성 또는 남성의 영역이 여성에 의해 오염될지도 모른다는 '여성의 더러움'에 대한 관념을 수반하는 것이 많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금기에 의해, 남성의 영역은 가정을 초월한 공적인 공간이고, 여성의 영역은 가정 속의 사적인 공간이라는 차별적인 의미 부여와 함께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관념이 생겨난다.

그러나 그와 같은 관념은 여러 사회영역에서의 성차를 조합한 결과이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능동적인 것을 여성성으로 규정하는 반면에 수동적인 남성성을 선호하는 사회(뉴기니의 참부리족)도 있다. 이와 같이 남성성과 여성성의 내용은 사회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나, 각각의 사회 구성원에게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자명하고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때문에 본질적으로 다형적·무형적인 성을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으로 배타적·상호보완적으로 분할하게 되는 것이다.

부부간의 성관계가 성적컴뮤니케이션의 한 형태에 불과한데도, 남녀 그쌍의 부부는 성분업을 통해 가족의 유지에 필수적인 여러 가지 활동에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기본적인 사회단위로 확립되게 된다. 또 거의 모든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근친상간 금기는 가족 안에서 부부관계 이외의 성관계를 금하므로 개인은 자기의 배우자를 가족 외부에서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성분업과 근친상간 금기의 2가지 금지는 가족내관계와 가족간(인척)관계를 규제하는 한편, 소규모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관계인 친족관계를 형성하고 사회 자체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남녀간의 성적 접촉으로 인해 남성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념도 널리 퍼져 있다. 예를 들면 취락 밖의 수렵·교역·의례 등을 성스러운 남성의 영역, 취락과 집 안에서의 농작물 재배, 돼지 사육, 육아 등을 속된 여성의 영역으로 분할하고 있는 뉴기니 기미족의 사회에서는 여자의 영역인 집에서의 성행위 등은 남자의 존재를 더럽히는 것으로 두려워하여 이를 기피한다.

배타적인 성차를 강조함으로써 공동체의 담당자라는 공적이며 성스러운 역할을 남성에게 부여하는 이같은 사회에서도 소년의 통과의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여성이다. 이 사회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성행위를 한정된 영역에 가두어놓고 배타적인 성차를 유지하면서도, 의례적 수준에서는 남녀의 상호보완적인 성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성이 공포의 대상임과 동시에 의례적 수준에서는 신성성을 띤다. 성의 양면적 특성이 가장 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성에 대한 금기 자체를 위반할 때이다. 근친상간과 복장도착(服裝倒錯) 등은 일상적으로는 혐오스러운 것으로 배척당하는 반면에, 왕가의 근친혼, 샤먼의 여장, 또는 의례에서의 성적 터부의 소멸과 신화의 양성적인 신격 등 보다 높은 수준에서는 오히려 신성한 것으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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