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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유물론에서 사회적 존재라는 개념은 의식적·합목적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의 사회적 삶 속에 사회적 의식으로부터 독립된 객관적 실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사회적 존재는 사회적 의식에 비해 1차적인 반면 사회적 의식은 2차적이다. 마르크스·엥겔스가 공동으로 집필한 〈독일 이데올로기 Die deutsche Ideologie〉(1845)에 따르면 의식(Bewußtsein)은 의식된 존재(bewußtes Sein)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며, 인간의 존재는 바로 그 자신의 현실적인 사회적 삶의 과정이다.

사회적 존재는 좁은 의미에서는 근본적이고 규정적인 물질적·사회적 관계를 나타내는 생산관계 및 계급관계와 동일하다. 생산관계와 계급관계는 사회적 삶의 모든 이데올로기적 현상들의 근거로서 이데올로기적 현상들에 반영된다. 넓은 의미의 사회적 존재는 그밖에도 물질적 생산력의 체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상호작용, 생산력 안에 주어져 있는 자연과 인간의 물질적 관계 등을 포함한다.

마르크스주의 이전에도 사회적 존재에 해당하는 측면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근대 프랑스의 유물론자들은 인간의 윤리·신념·죄악 등이 사회 환경, 즉 사회조직의 산물이라는 사상을 내세웠으며, 고전 정치학자들은 사회와 사회적 관계 일반도 그 나름의 특수한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이러한 견해들은 사회적 존재와 사회적 의식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들 사이의 상호관계와 사회적 존재의 발전 형태를 포착하지 못했다.

마르크스주의에서는 마르크스·엥겔스에 의한 '역사 유물론'의 성립과 더불어 비로소 인간의 사회적 삶과 사회는 독자적인 고유한 현실영역을 형성한다는 점, 다시 말해서 인간의 실천적인 삶의 과정 속에서 사회적 존재라고 하는 객관적 실재가 형성되고 이 사회적 존재가 사회적 의식에 반영된다는 점이 분명히 밝혀졌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