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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그라나다의 칼리프(이슬람교 군주)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청년시절에 유대학 및 이슬람학의 모든 분야를 철저히 교육받았고 유대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아랍어 서체(書體)에 통달했다. 1013년 이슬람교를 믿는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인이 코르도바를 점령하자, 당시 이슬람 왕국 그라다나의 일부였던 말라가로 도피했다. 사무엘의 능숙한 언어구사 및 아랍어 서체 실력을 눈여겨본 그라다나 왕국 총리(vizier)는 그를 자신의 개인비서로 삼았으며, 그는 곧 총리의 중요한 정치고문이 되었다. 총리는 임종시에 칼리프 하부스에게 사무엘을 천거했고 칼리프에 의해 새 총리로 임명된 사무엘은 그라나다 왕국의 외교 및 군사 업무를 맡게 되었다.

1037년 하부스가 죽고, 쾌락을 추구하던 그의 맏아들이 칼리프 권좌를 물려 받았으나 사실상의 실력자는 사무엘이었다. 사무엘은 계속되는 전쟁기간 동안 줄곧 그라나다를 통치했으며 모든 주요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의 영향력은 대단히 커져서 심지어 자기 아들 호세를 후임 총리로 삼을 정도까지 되었다. 사무엘은 또한 그라나다 유대인의 '나기드'(nagid：히브리어로 '우두머리'라는 뜻)였으며 모든 법관을 임명했고, 탈무드 학파를 이끌었다. 오랫동안 읽혀온 탈무드 안내서인 〈탈무드 개론서 Mevo ha-Talmud〉는 일반적으로 그의 저작으로 인정된다. 그는 또한 성서 색인을 만들었고 모든 분야에 걸쳐 학문을 장려했으며 아랍인과 유대인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