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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대개 이념적 항쟁의 성격을 띤 소규모 무력투쟁을 하는 사람들인 '파르티잔'을 한국에서 부르는 명칭. 급격한 정치·사회·종교적 변혁의 시기에, 권력이나 정치적 탄압에 맞서 무력 항쟁을 하는 사람들에서 비롯되었으며, 게릴라전과 같이 적진의 후방에서 기습, 침투 등을 통한 소부대 비정규전을 벌이는 사람들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대개 6·25전쟁을 전후하여 사회주의에 기반하여 후방에서의 비정규적 무력 투쟁을 벌인 사람들을 의미했다. 초기에는 무장 유격대 스스로 빨치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후기에는 공산주의 투쟁을 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개념
정치·사회·종교·이념적 변혁의 시기에 자신의 사상이나 입장을 지키기 위하여 무력으로 항쟁하는 사람들의 별칭. 프랑스어로 '동지' 또는 '당파'라는 뜻의 '파르티(parti)', 또는 이탈리아어에서 같은 당에 속한 동지를 뜻하는 '파르티자노(partigiano)'에서 파생한 '파르티잔(나라에 따라 partizan, partisan, partizansk 등으로 쓰임)'을 한국에서 부르는 말이다. 한편 파르티잔은 그 활동의 측면에서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게릴라(guerrilla)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게릴라는 소규모로 적의 배후에서 비정규전을 펼치는 군인들을 의미한다.
특성
게릴라전이 정규군이 소규모로 배후에서 벌이는 비정규전이라는 군사적 의미가 강하다면, 파르티잔은 이념적으로 자신의 신념이나 사상을 지키려는 동지적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의 비정규적 항쟁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파르티잔도 게릴라와 유사하게 정규군과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통신소, 경비가 허술한 기지, 병기·연료·탄약 등 물자를 저장하는 곳, 교통의 요지들을 주로 공격한다. 단독·소부대의 행동으로 적을 기습하여 전과를 올리고 신속하게 빠져나와 일반 민중 속에 숨어 반격을 피한다. 따라서 일반 민중의 지원이나 협조가 없어서는 안 되며, 활동지역의 지형 등 그 특색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빨치산
한국의 현대사에서 빨치산의 양상은 항일무장투쟁을 하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전후하여 나타났는데, 한국에서 '빨치산'이라는 용어는 주로 남한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조직되고 활동한 사회주의 무장 유격대를 의미했다. 한국 정규군은 이들을 대개 ‘공비(共匪)'나 ‘반도(叛徒)’라고 불렀고, 민간인들은 주로 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여 '산사람'이라고도 불렀는데, '빨치산'이라는 용어를 초기에 사용한 것은 사회주의 혁명의 본산인 소련의 영향을 받은 무장 유격대 자신들이었다.
해방 후 북위 38도를 기준으로 남북한의 경계가 생기고, 남쪽에 미군정이 실시된 후,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북쪽에 진주한 소련을 배후에 둔 공산주의자라고 간주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1946년에 들어서 점차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제주도 4·3 사건, 여수·순천사건 등을 통해 촉발된 빨치산 투쟁은 1948년 이후 오대산, 지리산, 태백산, 한라산 등으로 이어졌고, 국군의 빨치산 토벌 작전도 적극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무렵부터 '빨치산'이라는 말의 어감이 '빨갱이'와 유사하여 이후 '빨치산'이 '빨갱이'의 속성을 가진 것으로 오해되면서 이후 공산주의 투쟁을 비하하는 용어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리산을 주 거점으로 한 남한 지역의 빨치산은 1949년 조선노동당이 창당한 후에는 조선인민유격대라는 이름으로 조직과 체계가 정규군화되었으며 활동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정규군화 된 인민유격대는 사실 더 이상 고전적인 의미의 빨치산이라고 할 수는 없었으나, 이 용어가 계속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경향을 보였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남침한 북한 인민군을 도와 국군의 후방을 교란하고 인민의 지지 활동을 독려하는 임무를 띠고 빨치산 활동이 전개되었다. 국군은 1952년 10월부터는 동계 토벌 작전을 시행하면서 빨치산 토벌에 힘썼다. 1953년 휴전 이후에도 계속되어 빨치산은 급격하게 세력을 잃었고, 잔여 세력은 1955년 무렵 거의 소탕되었다. 빨치산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으로 이병주의 <지리산>, 이태의 <남부군>,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 많은 문학작품이 발표되었으며, 이중 <남부군>(1990, 정지영 감독), <태백산맥>(1994, 임권택 감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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