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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4, 15세기 프랑스의 서정시와 노래에 쓰인 여러 가지 '정형'(formes fixes) 중의 하나.
프랑스 고유의 형식은 아닌 듯하며 같은 프랑스 내에서도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초기의 유럽 문학에도 이와 비슷한 형식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갈리시아 지방의 '칸티가', 아랍 지역의 '자할'과 '무와슈샤흐', 이탈리아의 '라우다'·'발라타'·'프로톨라', 스페인의 '비얀시코' 와 영국의 '캐럴' 등이다.
비를레의 표준형식은 각 연의 앞뒤에 반복구가 들어 있는 3개의 연으로 구성된다. 각 연은 3부분으로 나뉘는데, 처음 2부분은 같은 압운체계를 지니며 3번째 부분은 반복구와 같은 압운을 따른다. 따라서 음악을 사용할 경우 각 연의 3번째 부분은 반복구와 같은 곡으로 되어 있는 반면, 처음 2부분은 다른 곡으로 되어 있다.
아래의 도표에서 대문자로 표시된 글자들은 같은 내용의 가사가 같은 곡으로 반복되는 것을 나타내며, 소문자로 된 글자들은 다른 내용의 가사가 같은 곡으로 반복되는 것을 나타낸다. R는 반복구, 로마 숫자는 연을 뜻한다.
R I R II R III R
A bba A bba A bba A
프랑스에서 비를레는 음악사적으로 3가지 다른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리듬이 있고 음절수가 일정한 가락을 단선율로 작곡했다. 체계적인 다성부곡(多聲部曲)을 쓴 최초의 작곡가 기욤 드 마쇼(1300경~77)의 대부분의 비를레도 이와 같은 단선율 형식이다.
그는 자기 작품들을 비를레라고 부르는 데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샹송 발라데'라고 부르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 다음 단계는 거대한 다성부곡 형식으로 14세기 후반에 등장했다. 그 장대한 길이는 대부분 쾌활한 내용의 비를레 가사에 들어맞았다. 장 바이양, 솔라주, 자코브 드 셍레슈 등과 같은 작곡가들은 그들이 쓴 비를레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흉내낸 소리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현재 남아 있는 작품들의 수를 따져볼 때 이들의 비를레 작품들은 이례적인 인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를레는 15세기 전반기에 들어와 인기를 잃었으나 하나의 연으로 축소된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15세기 말의 매력적인 노래들 중에서도 이같은 형태를 따른 것들이 있다. 이때 등장한 비를레는 이전과는 전적으로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다.
14세기의 비를레는 다른 정형시 형식과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특징적인 음악적·시적 양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15세기에 부활한 비를레에서는 14세기의 특징을 뚜렷이 찾을 수 없다. 특히 앙투안 뷔스누아와 장 도케갱을 비롯한 후대의 작곡가들은 비를레의 가장 큰 매력은 각 연의 처음 2부분에 붙여진 곡이 반복구에 붙여진 곡과 완전히 다를 수 있는 데 있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운율조차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한 비를레는 론도보다 많은 음악적 다양성을 가져왔다.
이 후기의 1연으로 된 비를레를 종종 '베르주레트'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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