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로마의 여신 '미네르바'(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에 해당한다. 아일랜드에서 브리짓은 그 나라의 대신(大神) '다그다'의 딸들로서 똑같은 이름을 지닌 세 여신들 가운데 하나였다. 나머지 두 자매는 치료 및 금속세공 기술에 관계했다.

브리짓은 사제 기능도 일부 겸한 반(半)종교시인 계층이었던 '필리드'의 숭배를 받았다. 그리스도교가 전래된 뒤에는 성 브리짓으로 바뀌었지만 원래 지니고 있던 강한 목가적 성격을 잃지는 않았다. 축일은 이교도의 '임볼크'(Imbolc) 축일과 같은 2월 1일로서, 새끼 암양이 젖을 내기 시작하는 계절에 해당한다.

성 브리짓의 대성소는 아일랜드 킬데어에 있는데, 이교 신전 위에 세워진 듯하다. 이곳에서는 그녀를 기리는 신성한 불이 끊임없이 타올랐으며, 19명의 수녀가 교대로 그 불을 관리했고 매달 20일에는 성 브리짓 자신이 그 불을 돌보았다. 브리짓은 오늘날까지도 스코틀랜드 민간 전승에서 성모 마리아의 산파로 등장하는 등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많은 신성한 우물이 그녀에게 봉헌되었다.

영국 북부의 브리간트인의 수호여신 '브리간티아'는 본래 브리짓과 같은 여신이다. 이 여신이 물과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은 로마 시대에 그녀에게 기도할 때 '님프 여신'(바다·산·강·목장 등에 사는 정령)이라 부른 데서 잘 나타난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여러 강의 이름은 이 여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