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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 연구에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두 분야는 계통학과 진화학이다.

계통학은 생물들간의 유연관계를 다루고, 생물을 각 계층으로 분류하여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진화학은 계통학과 분산으로부터 발전해나온 것으로, 찰스 다윈과 앨프레드 러셀 월리스가 이 분야의 선구자이며 이들은 자연선택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지구 역사에 따른 분포변화의 원인을 밝혔다.

특정한 형태의 생물은 주어진 영역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무작위 분산, 개체들이 무리를 지어 있는 군집 분산, 각 개체들이 거의 균등한 공간을 차지하는 균일 분산 등의 3가지 분포양식 가운데 하나를 확립한다.

분산양식은 대개 군집 내의 상호관련성에 따라서 결정된다. 조류(鳥類)와 같이 세력권을 갖는 동물은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려는 반면, 침팬지와 같은 사회적 동물은 무리를 지어 살려는 경향이 있다(세력권행동). 이러한 분산 양식을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서는 연구기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떤 원숭이 무리가 멀리 떨어진 3그루의 나무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 그들은 분명히 모여 있는 것이지만 각각의 나무에서는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균일하게 분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과분산). 분포는 해마다, 달마다 또는 날마다 다를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분포변화는 이주성(移住性) 동물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데, 여름에 가장 많고 겨울에는 거의 없다. 생물의 분산을 지배하는 힘은 바람이나 물처럼 방향성있게 움직이는 벡터적인 것과 계절의 변화처럼 확률적인, 즉 무작위적인 것이 있는데, 계절의 변화와 같은 경우는 분산하고 있는 개체가 결국 어디에 정착하게 될 것인지를 알 수 없다(확률과정). 종(種)간의 상호관계나 먹이와의 관계도 분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식물 분포의 정도에 따라 한 종의 세력권이 결정되는 것처럼 같은 종류의 먹이를 먹고 사는 종간의 경쟁은 대개 한 종을 제거시킨다.

바위가 많고 해안선을 따라 거의 선상(線狀)으로 분포하는 조간대성(潮間帶性) 연체동물처럼 서식지가 비교적 제한되어 있는 생물의 경우에는 분포양상의 불규칙 정도가 단순화되어 있으나, 그러한 동물을 먹고 사는 사람이나 동물과 같은 몇몇 종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동식물의 경우 분산은 주로 번식기에 일어난다. 어떤 개체들이 살고 있는 곳이 너무 과밀해서 자기가 태어난 지역 밖으로 번식상대나 먹이를 찾아 나서야만 하는 경우에 종종 새로운 집단이 생겨난다. 동아프리카 지역 메뚜기는 움직임이 느리고 군거생활을 하지 않는 밝은 녹색을 띠는 종류와, 이동성이 강하고 아주 많은 수가 떼를 지어 다니며 지나는 길에 있는 모든 식물을 먹어치우는 짙은 색을 띠는 2가지 종류가 있다. 녹색 변종의 새끼를 크고 억압된 무리 속에서 키우면 짙은 색의 성체로 변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를 다형현상(多形現象)이라고 하는데, 개체수가 증가하고 먹이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가능한 한 넓게 분포하기 위해 발생과 행동이 변하는 것이다. 때때로 자연선택에 의해 한 종의 분산이 제한되기도 하는데, 그 예로 높은 산꼭대기나 외딴 섬에서는 날개가 없는 조류(鳥類)와 곤충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생물들은 또한 바람·물 등의 수동적인 수단이나 다른 생물들에 의해 분산되기도 한다. 이 방법은 능동적 분산과 비교해볼 때 그 효율성이 거의 비슷하다.

거미류와 응애류 등의 곤충들은 육지로부터 3,100㎞ 떨어진 태평양 너머에서 비행기에 의해 옮겨오기도 했다. 식물은 바람과 물에 의해 씨와 포자를 분산시키는데, 인주솜풀 씨앗의 경우처럼 형태적인 적응을 통해 분포범위가 더 넓어지기도 한다. 또한 씨앗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새나 포유류의 배설물에 섞여 뿌려지기도 하고, 여러 종류의 갈고리, 깃가지, 끈적끈적한 물질 등에 의해 동물에 붙어서 퍼지기도 한다. 기생충들은 그들의 숙주나 다른 생물을 이용하여 분산된다. 토끼에 기생하는 점액종(粘液腫)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옮겨지는데 약 64㎞ 떨어져 있는 다른 토끼를 감염시키기도 한다.

산과 바다는 사막이나 그밖에 극심한 기후변화를 보이는 지역과 같이 어떤 생물에게는 분포를 막는 효율적인 장벽이 될 수도 있고, 또다른 생물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환경). 즉 곰은 그렇지 못한 반면 새는 영국 해협을 건널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 보다 이동을 잘하는 동물이 움직이는 경로를 필터 루트(filter route)라고 한다. 지질학적 역사를 통해 여러 생물의 분포, 생존에까지 영향을 끼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여러 번 있었다. 게다가 대륙들 사이에 대규모의 이동이 일어나(→ 대륙이동) 여러 종들이 격리되고 독자적으로 발전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최소한 지난 1만 년 동안 생물의 분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요인은 사람이었다.